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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산수유를 법제하다

 

늦가을, 청정산골 북쪽 그늘에서 서리를 맞은 산수유를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나뭇가지를 당기면서 한 소쿠리따다가 따듯한 볕에 하루 이틀 말리면 꾸덕꾸덕 해지는데 이때 씨앗을 빼야한다. 씨앗을 뺀 산수유는 다시 볕에 말려 건산수유로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대추 등과 달여서 차로 먹으면 좋다고 한다.

산수유는 신장을 보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두고 한의학에서는 법제(法製)한다고 표현한다. 본래의 성질인 물성을 변화시켜 사람이 먹기 편하고 몸에 좋게 하기 위한 과정을 말한다. 그것을 알려준 분이 아주 일상적이지만 굉장히 따듯한 마음을 일러주었다. 산수유를 채집할 때 바쁘거나 번거롭다 하여 장대로 두들겨 패서 땅에 떨어진 산수유를 주워서 사용하는 것 보다는 나뭇가지를 잡고 하나 하나씩 직접 손으로 따서 산수유를 얻는 것이 더 몸에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일러주었다.

법제(法製)는 분명 현재에서 좀더 진전된 가치있는 현실로 다가서기 위한 변화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에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현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것은 새로움에 대한 노력이며, 열정이다. 법제라는 의미가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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