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리마을

향림...香林


聲村洞, 오동나무와 뽕나무 가득한 향기 가득한 숲이다. 나무의 작은 미동은 바람을 불러 소리를 일렁이게 하고, 길고 짧은 소리들의 향연이 일어나고 소멸되기를 반복한다. 나무 사이로 길을 걷고 있는 숲속 사람들은 속삭이듯 들리는 소리와 함께 자연과 대화를 나누듯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즐긴다. 聲村洞 공부는 그런 아련한 모습을 현실로 다가오게 할 수 있는 배움의 과정이다. 깊고 큰 산속의 고요함과 12현의 오랜 역사에 기록된 삶의 격정적인 감정이 공존하며, 흐르는 물과 같은 시간을 담고 있다. 짧고 긴 산조의 느린 장단을 돌아보는 공부를 했다. 여느 때와는 조금 다르게 쉼 없는 산길을 거닐 듯 느린 장단과 함께 시간을 질러 나갔다. 몰입. 나무 가득한 향림(香林)에서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목적지 조차도 잊고 길을 걷듯 어설픈 연주솜씨에 아랑곳 하지 않고 소리에 몰입하며, 마음 속 장단을 즐겼던 것 같다. 스스로를 돌아보니 진전된 모습을 보였으나 부족한 부분이 아직은 많다. 느리지만 꾸준하게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좀더 익숙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옛 소리를 듣고 장단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게... 꿈이라도 좋다.

'소리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간보, 황태중임남을 중얼거리다.  (0) 2011.09.24
소리는 풍경이며, 흐름이다.  (0) 2011.07.22
속소리  (0) 2011.04.29
여음과 여음 사이에는 마음이 있다.  (0) 2011.02.22
玄鶴上天  (0) 2011.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