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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가야금, 산조복습


산조 복습. 가야금과 보면대 그리고 악보를 위치에 놓는다. 청명한 음색과 부드러움이 더해진 장단의 산조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고 여유롭다. 특히 몰입의 진수를 보는 듯한 모습의 농현에서 생성되는 소리는 섬세함으로 치자면 디지털 수준이다. 아나로그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파노라마이다. 가히 환상적이다. 명인의 가야금 타는 소리가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CD나 방송, 공연에서 만나는 산조도 그런 분위기이다. 그러나.....더듬이가 하는 산조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잡음에 가깝다. 이어질 수 없는 線上의 點들, 산산히 부셔지는 파도가 아니라 여기 저기,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는 바람처럼 기억되지 않는 소리로 사라진다. 그런 소리가 질서와 체계를 익히고 선을 그리듯 줄을 서고 중심을 이루면서 소리가 모아져 색깔을 만들 것 이라는 믿음, 그것은 소망이며 꿈이다. 더듬이의 꿈. 잠시 가야금을 내려놓고 활시위를 얹고 빈 활을 당기며 과녁을 그린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촌각의 멈춤도 없이 쉼없이 움직이며, 인연과 필연의 교류로 세상을 이룬다. 과녁 너머, 더듬이의 꿈은 線上의 點들이 한 곳에 모여 어울리며 흥겨움을 즐기는 것이다. 더듬이는 스스로 잡음을 장단이라 되뇌이며, 줄을 튕기고 현위에서 출렁인다. 겨울이다.월동준비하던 어릴적 시골에서의 겨울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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