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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춤, 울림...그리움

춤, 울림...그리움

[2007년 지전춤 공연광경-http://blog.daum.net/peikhk/]

국립부산국악원 소극장인 예지당에서 ‘춤’을 주제로 한 공연을 봤다. 공연시간보다 늦게 도착해서 2개를 보지 못했다. 국악원 홈페이지에는 분명 19시 30분으로 안내되어 있는데 공연은 19시부터 시작했다. 아쉬움. 그리고 또 실제 공연프로그램과 홈페이지에 안내된 프로그램이 모두 달랐다. 무슨 착오가 이렇게 많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 하나, 내 앞에 있는 중년남자, 카메라로 연신 공연장면을 촬영한다. 오늘따라 안내원의 제지도 없었다. 공연내내 셔터 소리 때문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받아야 했다. 화가 났지만 나도 사진 촬영을 워낙 좋아해서 그냥 지났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막 대금연주를 시작하고 있었다. 선 자세로 대금을 부는데 연주자 몸의 흔들림이 소리의 고저와 장단의 변화로 오버랩 되어 흥미로웠다. 다 좋은데 앰프에 의해 증폭되어 들리는 소리가 거슬렸다. 기계의 증폭없는 소리였으면 더욱 좋았을 것 하는 아쉬움. 공연은 괜찮았다. 사실 춤 이라는게 쉽지만 어렵다. 시각적인 측면만 즐긴다면 쉽다. 춤사위에 조금이라도 교감한다면 더욱 좋다. 그러나 그건 즐겁고 흥겨움을 함께 할 때이다. 살풀이 이거나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춤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무엇을 즐겨야 하는지 난해하다. 때로는 춤이 표현하고자 하는 한풀이에 몰입해야 하며, 춤꾼의 작은 동선에서 춤사위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기도 한다. 춤꾼과 객석의 관중이 같은 호흡을 하기 어렵다. 춤, 쉽지만 참 어렵다. 매번 느낀다. 특히 특별한 목적성이 있는 춤은 더욱 그렇다. 춤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각각의 춤사위에 대한 작은 지식이 있어야 춤을 즐길 수 있다. 춤,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때 가장 아름답고 편안해진다.

거문고 산조춤은 다 좋았다. 특히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거문고 연주는 번잡하고 번민스런 생각을 모두 내려놓기에 충분했다. 지난 공연에서 검은 학을 부르던 그 분들이다. 玄鶴, 멋지다. 현학이 내는 소리에 맞춰 동선을 그리며 춤 사위를 이어가는 광경이 꽤나 인상적이다. 춤의 동선은 소리와 합쳐지고 소리는 춤 사위를 만들어 낸다. 좋다. 좋았다. 오고무. 흥겹다. 오고무를 추는 사람은 물론 고수의 추임새, 대금소리는 객석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 속 깊이 스며들어 어깨 춤을 추게 한다. 몸으로 느끼는 장단과 시원한 북소리, 청명한 대금. 신명나는 고수의 장단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