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예(전각)

사방한치, 나는 돌이다

밀었다. 사방한치 돌의 바닥을 깔끔하게 지웠다. 거친사포와 고운사포에 번갈아 미련없이 밀었다. 소멸이며, 비움이다. 사방한치에 새겼던 네글자를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니 결과물에 고민하던 생각도 함께 지워졌다. 미련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한걸음이라도 더 디뎌보려고 사포에 밀어 소멸시켰다. 이젠 다시 채울수 있을 것 같다. 겨울이 오기전에 미련처럼 남아있는 생각들도 정리되고 결정해야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또 다른 그 것을 생성할 수 있다.
소멸과 생성은 반복이며, 시간이 주는 즐거움이다.

'서예(전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활터, 금호정기 첫 문장을 새기다  (0) 2022.06.12
소창다명 사아구좌  (0) 2021.09.20
전각, 경계의 다툼이다  (0) 2018.06.16
전각, 篆刻은 몰입이다  (0) 2018.01.06
전각, 사방 한치공간은 넓다  (0) 201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