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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암바다, 윤슬은 색을 입히고

일상풍경

by 武士內外 2023. 1. 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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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죽에 가까워지니 불냄새가 난다. 네모난 깡통에 장작을 세로로 얼키설키 넣어 불이 잘 붙게 했다. 불냄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시나 오늘도 어김없이 칠암해녀의 물질이 있다. 방죽 한켠에 장작불을 놓는 일은 물에서 일하다 보면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함이다. 파도는 잔잔하다. 해는 허리춤에 올라왔고 햇빛은 넓게 비추고 그림자는 아직 누웠다. 방죽위에 올라 둘러보니 조용하다.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간혹 파도소리가 귀를 기울이게 하고 시선을 돌린다. 잠깐의 적막함에서 멀리서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헤~~~~엑' 이라 들리는 된소리이다. 물질하다 올라와서 크게 호흡하는 소리이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머리와 몸은 이미 물속을 향하고 자맥질에 일렁이는 작은 물결은 햇살을 더해 소금 꽃을 피운다. 윤슬이 나의 온 몸에 색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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