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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익숙함은 고루하다

 

익숙함은 고루하다. 아침에 마눌님께 비가 오나? 했드만 ‘멈췄다’라고 한다. 귀차니즘으로 우산을 들지 않고 출근...이런... 몇 방울씩...비가 아니라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것이라 믿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속았다. 쬐금 맞은 비는 깊은 곳에 잠들던 감정을 건드린다. 단비도 가을비도 아닌 생뚱 맞은 비. 고갈된 감정에 단비되어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난 좋은 느낌. 그게 참 좋았다. 강마을. 낮게 깔린 가야금, 12현이 아닌 18현 창작가야금이다. 대금 소리와 서로 교유하면서 스치는 맛이 좋다. 그림은 아련하다. 어떤 기억을 되살리고 추억을 음미하며 즐기게 한다. 강가에서 저녁 노을을 마주하고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느낌. 설레임과 기쁨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양어깨의 미동을 유발한다. 소리가 맑고 느낌이 경쾌하다. 경쾌하되 가볍지 않은 느낌이 더욱 좋다. 가야금의 섬세한 음율과 절제된 대금소리. 대화하듯 주고 받는 소리가 시간으로 흐른다. 이른 아침이 어느 덧 해가 산을 넘고 있다. 저녁, 시골스런 풍경도 다가온다. 궂은 날, 아주좋다. 인터넷을 자유롭게 오고가는 동무에게 음원 수집을 부탁했드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유료음원으로 '강마을'을 얻어주었다. 탱큐. 음반은 별도로 주문했다. 일상을 벗어나면 모든게 새롭다. 가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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