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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전각)

활터, 금호정기 첫 문장을 새기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전통활터, 금호정의 사정기문(射亭記文) 첫 문장이다. 射有道 始於正己 中於反求 終於觀德 사유도 시어정기 중어반구 종어관덕 간략하면 「활쏘기는 정기(正己)에서 시작하여 반구(反求)를 거쳐, 관덕(觀德)에 이른다」 는 의미로 정리할 수 있다. 간결한 문장으로 활쏘기를 표현한 명문이다. 곁에 두고 오랫동안 자주 보려고 지워지지 않는 돌에 글을 새겼다. 글이 새겨진 돌은 전각에 사용되는 사방 한치 규격이며, 네면에 새겼다. 금호정기 원문보기 http://www.archerynews.net/news/view.asp?idx=2078&msection=2&ssection=23 더보기
소창다명 사아구좌 북행하지 않은 답답함을 달래려고 모처럼 사방 2치에 집중하고 나를 가두었다. 사색적이고 철학적 유추가 풍부한 추사 김정희의 ‘소창다명 사아구좌(小窓多明 使我久坐)’를 돌에 새겼다. "작은 창에 햇볕이 가득하니, 나로 하여금 오래 앉아 있게 한다". 참 좋다. 작은 공간에 존재하는 광활한 우주를 즐기는 시간이 좋다. 더보기
사방한치, 나는 돌이다 밀었다. 사방한치 돌의 바닥을 깔끔하게 지웠다. 거친사포와 고운사포에 번갈아 미련없이 밀었다. 소멸이며, 비움이다. 사방한치에 새겼던 네글자를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지워버리니 결과물에 고민하던 생각도 함께 지워졌다. 미련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한걸음이라도 더 디뎌보려고 사포에 밀어 소멸시켰다. 이젠 다시 채울수 있을 것 같다. 겨울이 오기전에 미련처럼 남아있는 생각들도 정리되고 결정해야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또 다른 그 것을 생성할 수 있다. 소멸과 생성은 반복이며, 시간이 주는 즐거움이다. 더보기
전각, 경계의 다툼이다 모처럼 인상에 사방한치 돌을 올려놓고 시선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집중했다. 인고를 따라 칼이 움직이면서 돌을 걷어내는 작업은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을 만큼 고요해야 한다. 아니 고요하기 보다는 사방한치의 경계가 워낙에 견고해서 긴장된 시간이 공간을 지배한다. 그것은 일상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새로움이며, 스스로 새로운 시간을 얻는 경험이다. 밋밋한 돌의 빈공간에 긴장감을 더해 돌보다 더 쎈 칼로 흠집을 내면서 공간을 열어 의도된 선을 드러내며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새긴다는 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전각은 경계의 다툼이다. 작은 실수라도 선택적 고민을 수반하고 지속적인 창의적 생성과정을 요구한다. 긴장감 있는 전각은 그래서 흥미롭다. 더보기
전각, 篆刻은 몰입이다 사방 한치에 모든것을 넣어야 한다. 아니 버려야 한다. 불필요한 생각이나 움직임은 한치 밖에다 격리해야한다. 사방 한치가 경계가 되어 안과 밖은 완전하게 격리되어야 하며 안에서는 오직 글자의 경계선에서 예리하고 무딘 칼끝이 오고가야 한다. 경계내에 있는 한치공간은 극도로 고요한 상태로 머문다.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에서 일탈하여 무아로 존재하는 그것이 전각에서의 선이다. 더보기
전각, 사방 한치공간은 넓다 모처럼 인상에 돌을 올리고 획을 살핀다. 사방 한치 공간에 큰 머리 들이대며 두눈 크게 뜨고 칼 끝 모서리 각에서 시선을 놓지 않고 집중한다. 전각 인면 공간에서 바다보다 더 넓은 생각이 생성되고 소멸한다. 온갖 생각에 빠져 헤매이다 고개를 들었다. 탁 트인 하늘. 고개를 들면 사방 한치에 불과한 작은 돌에 불과하다. 더보기
전각, 멈춤은 시작이다. 딱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의도하고 생각한 결과물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늘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시작한 것과 마지막 것을 살펴보면 뭔가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는 건 스스로를 채찍하는 위안일게다. 확신하지 못하니 망설이며 작업하고 돌을 파고 드는 칼은 무뎌 엉망이 된다. 부족함이다. 지식과 기능이 겸비되어야 하는데 둘 다 부족하다. 다시 그 자리에 머물며 옛 사람들의 전각을 본다. 더보기
單字印(단자인), 5푼 풀초(草)와 꽃화(花)를 5푼 돌에 백문과 주문으로 새겼다. 세세한 표현이 아직은 미숙하나 인고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진전된 모습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사방한치에 정원을 꾸리고 마을을 표현하려는 시작이다. 더보기
전각, 篆刻-글을 새기다 이름 석자를 새겼다. 요녕석. 8푼. 주문과 백문을 혼용(주백상간)하여 작업했는데 습작 횟수를 더할 때 마다 점점 어렵게 다가온다. 오는 길에 본것이 제법되니 봐야 할것이 많아 그럴것이다. 한발 더 디딜 때마다 배움이 크고 새롭다. 더보기
난 (蘭), 난을 치다. 게릴라다. 늘 그랬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몸이 움직였다. 체계적인 기법을 공부하고 차분히 배우는 표준화된 과정의 익힘이 아니라 최소한의 상식으로 머릿속에 있는 그것을 스스로의 방법으로 비슷하게 표현하려고 애쓴다. 반복된 익숙함은 편안함에 머물게 하며 스스로를 보수적으로 만든다. 그것은 정지된 시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어색함을 찾는 것, 그 또한 흥미로운 일이다. 마음에 드는 난을 보고 다시 그리려고 했는데 그려지질 않는다. 스스로를 경계에 가두려 했기 때문일게다. 시간은 직진하면서 양끝의 길이를 늘리고 면적이 넓어진다. 익숙함에 머물면 선명한 경계가 다가온다. 더보기
광개토대왕비, 36자를 새기다 -1면- 廣開土大王碑, 광개토대왕비-2면- 惟昔始祖鄒牟王之創基(也), 유석시조추모왕지창기(야) 옛날 시조이신 추모왕께서 나라를 세웠다. -3,4면- 而後以辛卯年不貢因破百殘倭寇新羅以爲臣民, 이후이신묘년불공인파백잔왜구신라이위신민 이후 신묘년에 이르러 조공을 바치지 아니하므로 백잔, 왜구, 신라를 깨뜨리고 신민으로 삼았다. 신묘년 관련 글은 일본이 비문을 조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으로 이형구 교수의 논문에 발표된 추정문구로 대신하였다. 아울러 모각에 사용된 원문은 월간서예문인화에서 발간된 배경석 편저본이며, 글자 배열을 위해 스캔과 집자등의 편집과정을 거쳤다. 더보기
광개토대왕비를 만나다 한치 크기의 전각석 네면에 광개토대왕 비문의 주요문구를 실제 비문에 기록된 문자를 집자하여 새기는 작업을 했다. 고구려에 입국하여 비문을 새기는 일은 흥미로운 시간이다. 한획이 모여 글자가 되고 문장이 되어 고구려 사람들의 삶이 몸속 깊숙하게 들어온다. 더보기
낙관을 새기다 요녕석 4푼에 작은 낙관을 새겼다. 처음 해보는 작업인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반복적인 작업에 시행착오가 쌓이면 좀더 세련된 낙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여백에 찍힌 낙관, 새롭다. 더보기
난(蘭)을 얻다 때로는 익숙함을 침탈하여 생소함을 맞는다. 익숙함에 스스로의 일상을 가두려는 나태함을 벗어나려는 몸짓이다. 처음 접하는 사물을 대하듯 조심스러워 하는 어색함을 보는 재미가 있다. 흉내내듯 그리다 붉은 색 낙관은 질서에서 이탈했다. 더보기
어구야, 魚鷗野 동무와 저녁을 먹으려고 주변을 살펴보다 시선이 멈춘다. 식당 간판에 큰 글씨로 '어구야'로 써놓고 한글 아래에 '魚鷗野'를 작게 붙여놨다. 그리고 그 아래에 '물고기 춤추고 갈매기 날으는 푸르른 들녁, 즉 평온한 세상을 뜻합니다'라고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멋진 마음이다. 부산대역 앞에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