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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시간은 직진이다 일상적으로 다니던 6부 능선에서 숨을 내쉬며 나무에 기댄다. 평소 보이지 않던 오랜 시간의 축적된 모습이 눈에 들어와 폰렌즈를 좀더 가깝게 하고 셔터를 눌렀다. 축적된 시간이 선명하게 생기롭게 보인다. 곁에 있는 시간은 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멈춤없이 앞으로 간다. 앞서가는 시간도 원을 그리며 직진하고, 돌아서지 않는다. 더보기
눈이 왔다 가다 보니 북쪽으로 계속 가다보니 날이 흐리고 앞이 탁해졌다. 안개처럼 흐린 듯 먼산이 흐릿할 때 눈이 날렸다. 좀더 가깝게 다가서 눈을 맞았다. 눈이 벤치에 누워서 하늘을 마주하고 오가는 사람들을 들여다 본다. 백설의 눈이 보는 사람들의 세상은 어떠할까. 시간이 더해지니 하얀색은 걷어지고 세상의 민낯이 원형으로 드러난다. 더보기
식혜는 고향이다 식혜, 감주, 단술이다. 밥알이 가지런히 떠 있고 잣이 무늬를 더한다.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서 감기는 단맛이 일품이다. 어떤 음료도 흉내낼 수 없는 깊은 맛과 시원함이 있다. 식혜는 오랜 시간을 담고 있다. 추운 겨울, 얼음이 떠 있는 시원한 식혜 한 모금은 모든 시름을 잊게하는 행복감을 준다. 어머니의 손길과 마음이 깊게 배인 식혜는 옛 기억을 유지하는 고향이다. 아이도 식혜를 좋아한다. 더보기
2019, 새해 시간의 구분이 있어 좋다. 그런 약속이 없다면 일상의 변화를 즐기기가 불편하고 지루할 것 같다. 시간의 구분이 있기에 시작과 끝이 존재하고 늘 희망적인 내일을 마음에 담아둘 수가 있다. 그래서 새해는 이유없이 좋다. 한살이 더해지는 시간의 기록 방식도 나쁘지 않다. 모든게 좋다. 2019년 새해, 청사포에서 온 몸으로 맞이했다. 더보기
공공 조형물은 유효할까? 자치단체의 공공조형물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 등에 의해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조형물을 자주 만나면서 눈앞에 보이는 조형물은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겠됩니다. 조형물에 대한 최소한의 안내 정보도 없으며, 어떤 의미인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 도시의 심미성을 더해주는지도 의심이 갑니다. 조형물 설치비용은 의외로 고가로 판단됩니다. 공익의 사회적 비용으로 활용되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눈길도 주지않는 불필요한 구조물로 인식하는 정도라면 공공조형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눈 여겨 보고 정보를 확인하려 합니다. 더보기
드론, 어떤 미래인가? 소종가의 이씨 가문으로 온지 60년만에 처음으로 추석 명절을 가족 휴가로 대신한 어머님이 현재에 서서 손자가 띄운 드론을 바라보며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미래를 사색한다. 뭘까?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강요할까? 미래는 늘 그랬다. 기대와 설레임으로 다가가지만 막상 현실이 되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듯 싶다. 편리함이 삶의 질을 고루게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에 상응하는 비용 지불은 물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드론은 지금껏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피하거나 막을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흐르는 문화이다. 더보기
붉게 물든 가을이다 붉게 물들었다. 시간도 공간도 사람도 생각도 단풍에 물든 가을이다. 다 그렇게 아름답게 구성되어진다. 나도 물들고 있다. 더보기
제주 올레길 여섯구간 이백십여리 듬직한 한라산 풍경을 오른편 중심에 두고 왼쪽으로는 탁트인 시야의 망망대해 태평양을 보면서 현무암이 단단히 버티는 올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엿새동안 제주도 남부지역의 올레길 여섯구간 이백십여리를 간세와 화살표 그리고 리본을 보며 걸으면서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인 사색을 즐겼다. 좌우로 펼쳐진 영역의 흥미로운 환경에 많은 시간과 애환이 함축된 제주 올레길은 자연속에서 현대인의 최저속도를 보장하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여유를 즐기는 반추공간이다. 빠르게 걷지 않아서 좋았고, 한눈팔며 두리번거려도 목적지에 제대로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더보기
톨레도 무사-武士 편견을 지우고, 외연을 확장하다. 현존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유효한 가치가 있으며, 문화적 완성도는 평등하다. 스스로 갖고 있던 편견을 지우는 일은 세상을 편하게 하는 일이며, 인류문화를 존중하는 행위이다. 편견은 불필요한 영역의 줄긋기이며, 편가르기에 불과하다. 톨레도에서 중세유럽의 무사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고 유럽에 대해 벽을 쌓았던 편견이 무너졌다. 편견을 지우면 스스로 더 넓고 자유로운 영역을 확보한다. 한걸음 더 내 딛는다. 더보기
낙숫물, 기억되다 우산쓰고 버스 기다리는데 보도블럭 사이로 빗물이 졸졸 흐른다. 가을을 재촉하는 아침 비 풍경이 어릴적 툇마루에 앉아 놀던 비오는 날 풍경이 연상되어 프레임으로 연결된다. 출근길 잠깐 사이에 어릴적 기억의 낙숫물이 스쳐가는 흥미로운 시간을 맞이하니 지난 날이 새롭다. 어딘가에 기록된 삶의 궤적을 보는 일은 즐겁다. 입가에 미소 흐른다. 더보기
알무데나, 톨레도, 그라나다, 세비야, 성가족대성당에서... 좋은 분들과 처음으로 서유럽 남부에 있는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세계사를 통해 단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게 전부라서 유럽에 대해서는 딱히 이렇다 할 느낌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아시아의 문화에 더 관심이 있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페인 투어를 하면서 일정마다 맞이하는 대성당을 보는 순간 그만 발걸음도 생각도 시간도 멈춘 채 한순간에 다가온 유럽문화를 온 몸으로 체감하면서 당황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다민족간의 영역다툼은 물론 왕권과 교권의 공존,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충돌은 문화적 진전을 이루고 더욱 완성된 그들만의 삶의 모습을 형상화 시켰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시간을 거쳐 온 사람들의 문화를 두고 옳고 그름과 문화 완성도의 상하.. 더보기
송정해수옥장 바람은 파도를 부르고 사람들은 파도에 올라 출렁이며, 여름을 지나고 있다. 더운 여름은 그렇게 지나고 있다. 송정해수욕장. 더보기
부채생각 덥다. 더위에 놀란 작은부채 벽지 풀칠하듯 위 아래를 반복하며 바람을 낸다. 바람이 멈추면 생각이 움직인다. 더보기
앞산에서 머물다 어~~~구, 씨원하다. 앞산 공원에 가니 상큼한 바람이 내려와 머물고 간다. 바람이 머물던 자리에서 먼산 바라보다 오고 가는 사람들과 같이 돌아왔다. 좋은 계절이다. 더보기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축제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열린 모래축제에 아이들이 썰매를 끌고 모래산을 오른다. 모래 언덕 정상에 올라서 모래썰매를 타고 야호 소리치며 쭈욱 내려온다.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모래조각가 들은 흩어진 모래를 모아 물에 적셔 슥슥삭삭 소리내며 생각을 그려낸다. 보는이들은 신기한 듯 발길을 멈춘다. 모래축제. 다시 지워진다. 더보기
부처님 오신날, 연등 부처님 오신날, 바닷가 작은 절에 가서 가족들 이름을 써서 소원성취 연등을 달았다. 하늘은 청명하고 오고 가며 연등을 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온누리에 퍼지기를 소망한다. 해광사. 더보기
할미꽃이 좋다 할미꽃. 듬성 듬성 모여 따스한 빛 바라보며 웃는다. 볕이 좋은 날, 엊그제 큰애가 알려 주었다면서 오늘 쯤 아마도 꽃이 활짝피었을 거라며 큰 아들 집에 가는 길에 선산에 들러 꽃을 보자신다. 언제부터인가 앞동네 양지바른 선산에 할미꽃 두어송이 보이더니 이젠 제법 군데군데 모여 웃음꽃 만발하다. 가파른 산에 오르기를 아들 손에 의지하지 않고 지팡이에 우산을 들고 비탈을 짚으며 또박 또박 오르신다. 행복한 모습. 할미꽃 곁에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풍경이 자연으로 다가온다. 편안함. 평온한 산행이다. 오랫동안 같은 풍경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보기
7번 국도, 아름다운 해변마을 영덕 장사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경북 영덕군 남정면 부흥리 풍경이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있는 마을이 한폭의 그림이다. 마늘 초입에 있는 작은 신당이 고향같은 느낌을 더한다. 아름다운 해변마을은 장사리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봐야 사진같은 그 풍경이 나온다. 동해안 7번 국도중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다. 더보기
입춘방은 멋진 풍속이다 입춘이다. 작년에는 입춘방으로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을 붙였는데 올해는 '龍(용). 虎(호)'를 써서 붙였다. 용은 복을 부르고 호랑이는 재앙을 막아준다는 의미이다. 글씨는 어플을 활용하여 마음에 드는 행서체를 골라 임서했다. 입춘방은 믿음이기 이전에 이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절기를 맞아 좀더 적극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관습으로 계절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마음이 보이는 멋진 풍속이다. 더보기
고드름은 시간의 흐름이다 집을 나섰더니 겨울이 왔다. 물은 흐르다 매서운 바람에 멈췄고 고드름 되어 겨울을 알렸다. 사람들은 움추린 몸을 기지개 켜듯 겨울을 지나며 얼음을 마주하곤 섰다 가기를 반복한다. 시간은 사람과 함께 겨울을 관통하고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