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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까치의 겨울나기 이른 아침부터 베란다 창틀 밖에 놓인 먹이를 찾아 까치가 왔다. 올해 들어 최강추위라는 아침에 허기를 때우러 온게다. 어릴 적 겨울에 들녁에 쌓인 낱가리에 모여든 참새가 기억난다. 그때도 참 추웠다. 날 짐승에게는 예전보다 지금이 더 어려울 것 같고, 도심속 새들도 먹이를 찾는다는게 쉬워 보이진 않는다. 베란다 먹이통에 좁쌀이 남았는지 봐야겠다. 더보기
세탁기 소리는 겨울이다 세탁기 소리 들리면 어릴적 어므니께서 빨래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콧등을 누르면 순간 얼어 붙었다 떨어지는 그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찬물에 손등 다 부르터도 동동구르모 한번 쓰윽 바르는 것으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일상이었던 그 시절.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는 나를 추운 시골 풍경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더보기
라테아트 Latte Art 커피에 스팀우유로 다양한 문양 등의 모습을 표현하는 창작 활동을 라테아트 Latte Art 라고 한다. 어제 동무와 차 한잔 나누다 멋진 라테아트에 속아 커피잔 두껑인줄 알고 잡을 뻔 했다. 시간의 흐름은 나이보다 더 빠르게 흐르기도 하지만 금새 동화될 수 있다. 더보기
부산 눈, 동심이다 눈이 오면 다들 좋아한다. 눈이 온다는 말에 키보드 두들기던 동무들 모두가 창가에 다가가 바람에 실려 내려오는 하얀 눈을 입가에 미소 머금채 바라본다. 민첩한 친구가 옥상에 올라가 눈을 알뜰히 모아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동심이 그대로 보인다. 부산 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더보기
아침 달 일상적인 같은 하늘아래, 늘 지나던 길 새로움이 느껴져 고개 치켜드니 보이지 않던 아침 달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 자리에 서서 폰을 꺼내 그림을 담는다. 더보기
활쏘기는 사색이다 익숙한 2017은 기록으로 남겨지고 생소한 2018이 곁이 왔다. 새해는 매년 그 자리에서 떠오르고 있음에도 생소한 듯 설레임으로 맞이한다. 익숙함과 생소함의 공존을 즐기면서 활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인가 보다. 활쏘기도 마찬가지이다. 매순 매시가 같은 모습으로 익숙하면 느낌도 같을 것이다. 같더라도 다름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하고 배움을 얻는 것, 그것이 생소함을 얻는 것이고 끊임없는 사색이다. 습관적인 일상은 반복이다. 늘 생소한 일에 호기심으로 관심갖고 좀더 가깝게 해야 진전을 이룬다. 더보기
천불천탑 운주사, 와불 천불천탑이 있었다는 운주사의 와불입니다. 십수년전에 갔을때도 누워서 북극성이 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계셨는데 이번에도 청명한 하늘을 보며 오고 가는 사람을 일일히 맞이하고 있네요. 변함없는 와불, 무슨 생각 일까? 더보기
난향천리, 蘭香千里 네모난 액정을 앞에 두고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 사각으로 줄 그어져 있는 작은 칸에 자판기 두둘겨 글자 입력하는데 창가에 스민 바람에 뭍어 들어온 난향이 내게 다가온다. 자판은 멈추고 몸은 창가에 다가가 줄지어 있는 난을 둘러본다. 난꽃은 나를 보고 멈추라 한다. 난향천리 더보기
가을은, 산과 들녁이 좋다. 햇살 따갑고 바람 선선할 때 일상을 벗어나 어디를 가도 넉넉한 여유가 있는 가을을 만날 수 있다. 가을은, 동네 앞산과 들녁이 좋다. 더보기
토함산, 외동 가을들녁 슬며시 다가온 가을을 못본척 지나간다. 토함산 자락의 외동 가을들녁. 어릴적 기억도 프레임 돌듯 생성되고 소멸된다. 시간은 가을에 머물고 있다. 더보기
아날로그에는 설레임의 여유가 있다 아날로그. 디지털에 상응하는 말이다. 아이가 갑자기 옛날 카메라를 꺼내고 유효기간이 훨씬 지난 일회용 카메라를 구해오고 어릴적 장난감 다루듯 몰입한다. 덩달아서 아나로그 카메라에 필름을 넣고 설명하고 그랬다. 가만히 돌아보니 아날로그에는 결과를 얻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과정의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그러한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고 기다리면서 기대하고 설레임이 공존하는 또 다른 경험을 즐기게 한다. 그에 비하면 디지털은 빠른 시간에 결과를 눈 앞에 가져다 주며 원치않는 결과물에 대해 거부하고 수정하는 일이 쉽게 이루어진다. 아날로그는 잊고 있었던 설레임의 여유를 준다. 더보기
서낭당은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주변 평지보다 좀 높게 돋아 터를 만들고 계단으로 오르게 하여 경계가 구분된 곳에 서낭당이 세워졌다. 작은 규모이긴 제당임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이다. 옆에는 신목이 있고 고만 고만한 돌로 쌓아 올린 돌담이 서낭당 풍경을 더한다. 서낭당에 오르는 계단 옆에 도로 측량 표시가 있고 풀이 무성한 것으로 보아 마을 사람들의 손길에서 멀어진 듯 하다. 이젠 서낭당도 자료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문화로 기억되려 한다. 서낭당은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민중들의 작은 바램을 얻고자 그들이 만든 공간, 속마음을 털어놓던 소박한 신의 영역은 경계의 지워짐으로 사라진다. 아쉬움이다. 더보기
안개는 걷히고 방향은 결정된다 요즘 사회 현안중 가장 뜨거운 곳이며,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안개 가득하여 희미하게 보인다. 대부분의 관련분야 학자들은 중장기적인 거시적 관점에서 깔끔한 에너지로의 대체를 주장한다. 반면에 환경단체에서는 당장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모든 정책과 주장은 결국 개개인의 생각이 투영된 목적을 성취하려는 사회적 활동이다. 에너지는 전국민의 생활 필수재다. 선언적인 방식의 급진적인 에너지 정책 보다는 더 많은 더 세밀한 전략의 인식과 공유로 갈등없는 에너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찬반의 경계에 속한 그룹에게도 그들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있어야 한다. 안개가 앞을 가릴 땐 서로 조심스레 나아가야 한다. 더보기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 전문(2017)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5·18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을 떠올립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이웃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이었고 학생이었습니다. 그들은 인권과 자유를 억압받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광주 영령들 앞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월 광주가 남긴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채 오늘을 살고 계시는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1980년 오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입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 비극의 역사를 딛고 섰.. 더보기
부처님 오신 날, 해광사 부처님 오신 날, 바닷가 작은 절에서 소망을 담은 연등하나 걸었다. 사월 초파일, 온동네 사람들 모두 모여 북적거리며 비빔밥 한 그릇으로 잔치를 즐긴다. 차별없는 세상,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더보기
진달래 곁에 두고 진달래 모여 웃음짓는 산허리에 내가 오고 가니 시간은 이미 봄을 지난다. 산새들 님을 만나 활짝 지저귀고 새싹들은 바람에 일렁이듯 미소짓네. 진달래 다시 피면 일년의 기억이 쌓이고 지난 기억들은 늘 꽃처럼 웃음으로 남는다. 잠시 봄들에 멈춘다. 더보기
봄의 향연 봄날, 따스한 빛을 받으며 길을 걸으니 봄의 생기로운 에너지가 몸으로 깊숙하게 들어온다. 산에 들어가도 실개천 갯가에서도 손에 닿을 거리에 진노랑의 개나리는 만개하고 봄 바람에 찰랑거리는 버들강아지. 새순, 생기롭게 시작하고 있다. 나는 그 곳을 지나고 있다. 더보기
서면에 하야가 울려 퍼지다 서면에 갔더니 소리치는 시민들로 발 디딜틈이 없더라. 시간을 더할 수록 시민들은 점점 더 많이 모이고 길을 가던 시민들 멈춰 선채로 네모난 종이를 들고 소리를 더한다. 격자로 구성된 크고 작은 길과 골목에 들어선 사람들은 그대로 소리를 더한다. 소리는 하나로 뭉쳐 크게 울리고 생각은 모여 단단한 돌이 되듯 견고하다. 아직 진행형이다. 더보기
워낭소리 왕눈이 황소 턱밑으로 늘여지게 매달려 쟁기질 하며 한발 내딪을 때마다 달~랑 소리내던 방울, 워낭이 처마에 매달려 보이지 않는 바람을 기다리며 가끔 낮게 소리를 낸다. 오밀조밀한 둥그런 경계의 논에서 워낭소리를 내던 황소도 농구도 온데간데 없고 그저 시간을 본다. 병신년을 지나면서 격자로 두껍게 옹벽을 쌓은 골방이 깨지듯 천박한 권력의 아우성이 쏟아져 나온다. 퇴진.하야.농단.사교.사머니즘 스캔들.영매. 우주의 기운 등 어색하고 충격적이고 불쾌한 단어들이 하루를 지배한다. 더보기
천마산에서 경계를 보다 산에서 내려본다. 먼바다와 육지와의 경계는 확연하게 구분되고 사람들은 점점 더 견고한 성을 쌓듯 높게 올려 양끝점의 공간을 향유한다. 그들의 경계는 자본의 질량값이며, 경계에서 멀어진 다른이들은 경계의 한방향에서 쉼없이 경계를 넘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