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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봄날, 사직정에서 활시위를 당기다

하얀 매화 향기 산비탈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오고 발끝 아래 아지랭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봄날, 활시위를 당겼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봄날이 익숙치 않은 듯 매화 향에 취하고 아지랭이에 걸려 가는 둥 마는 둥 느린 살걸음으로 과녁을 향한다. 봄날, 활터에 모여든 궁사 여럿이 조용히 활쏘기를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