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쏘다

활터에서 2021. 9. 9. 09:53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은 사유의 본질을 꺼내어 다시 고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들을 담은 화살이 시위를 떠나 비행하면서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과녁을 향하는지 의도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나는 어떤 선택과 반복된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그것은 반복된 행위여야 하며, 과녁에 도달하는 화살이 따라 반복의 과정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그런 모습들이 모여 활쏘기 문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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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전통활쏘기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려고 검색을 했다. Traditional archery, Horn bow, arrow, siyah, thumb 등을 검색어로 하고 실행하니까 다양한 사구들이 나왔다. 그것을 한데 모아 기록했다. 인류는 늘 문화의 공유를 통해 성장하고 진전된 모습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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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무 심재관

활터에서 2021. 5. 19. 15:28

1970년대 이후 최고의 궁술로 전국 명성을 얻은 심재관 명궁이 시위에 화살을 매기고 과녁을 응시하고 있는 장면이다. 주변에는 활쏘기를 보러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옆에 궁사는 각궁을 만지고 있다. 당시의 활풍속이 그대로 기록된 사진이다. 근래 명무 심재관의 활쏘기와 함께한 시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많은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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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르누보 2021.05.19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글 멋진사진 감사드립니다

먼곳 과녁을 보며 사색하듯 활시위를 당기는 지금의 활쏘기를 기록하고, 지난 시절의 활쏘기를 찾아 그 시대 궁사들의 활문화를 엿보며 대중들이 보기 쉽게 책으로 엮었다. 인문학적 감성이 충만한 활쏘기풍속, 국궁문화이다. 전통활쏘기연구 창간호에 그런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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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화살

활터에서 2021. 4. 17. 12:24

코로나19가 나의 화살을 멈추게 했다.  사람의 경로와 공간을 차단하고 많은 것을 일시적으로 격리했다. 내 화살은 과녁에 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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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왜곡이 반복되면 어떤 나쁜 의도가 개입되면서 사실과 더 멀어지게된다. 활터에 있는 '정간(正間)' 이 그 꼴이다.

사실 정간의 원형과 실체 그리고 기록은 전주 천양정에 가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실재가 있다. 한마디로 '나무에 쓴 정간은 없으며, 선생안 등이 모셔진 활터 건물의 중앙공간을 의미하는 공간적 개념'으로 매우 존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물론 천양정에도 수년전에 잠깐 실수로 정간을 5년정도 걸었던 일이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것임을 확인하고 다시 내렸다. 그때 본 사람이 천양정에 정간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을 두고 해방전부터 나무정간이 있었다고 우기면서 정간사상을 지어내거나, 일제강점기때 일본에서 들어온 왜습으로 일제의 잔재라는 등 엉터리 말을 내 뱉는다. 징그럽다. 그런 사람들, 진지하게 활터문화를 대해줬으면 좋겠다.

정간(正間) 요약하자면....활터를 이어온 역대 사두의 선생안, 존영이나 위패 또는 신위 등을 모시는 공간도 없이 '나무에 정간'이라고 쓰고 그것에 배례를 하는 건 잘못 전해진 풍속이다.

정간배례라는 단어를 유일하게 기록으로 보존하고 있는 전주 천양정에는 '나무에 쓴 '정간'은 없으며, 선생안과 역대 사장의 존영이 있는 선생헌 앞의 존엄적 의미의 공간적 개념이다.

(국궁신문 기사) 전주 천양정, 선생안과  소선계후http://www.archerynews.net/m/view.asp?idx=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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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신문, 20년.

활터에서 2020. 9. 17. 13:03

정체됨. 그런 느낌이다. 요즘 전통활쏘기의 역사와 풍속을 쫒다가 너무 멀리 왔다는 기분이 든다. 무엇이든 현실적 삶의 고민을 풀어가며 내일을 향한 즐거움이 담겨야 하는데 발걸음 멈출때마다 매번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그건 뭔가 풀리지 않은 매듭의 실체가 있다는 것인데 모르겠다. 주변의 환경적요인과 전통문화를 대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인식 속에서 스스로 규정하려는 삶의 문화적 관점에서 충돌지점이 있을 것이다. 잠시 멈추고 호흡하며, 시간의 양끝에서 복기하며 예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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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 전통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되었다. 활쏘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무예이면서 전통문화와 현대스포츠로 풍속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현재 사정射亭이라 불리는 활터가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활쏘기를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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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습사

활터에서 2019. 12. 29. 16:22

흐렸다. 눈이 막 쏟아질 것 같은 어스름한 날인데 간혹 빗방울이 떨어졌다. 활터에 들러 세순을 냈다. 한해가 저문다. 송년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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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에서 활쏘기를 표현한 네글자. 심고만분 審固滿分을 깊게 새겼다. 비록 어설프게 새긴 네글자가 사방한치 공간의 크기에 불과하나 전통활쏘기를 익히다 보면 네 글자에 담겨진 전통활쏘기의 깊은 맛과 멋이 가히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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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점없는 날 시위를 당겼다. 과녁을 비켜가는 화살들, 핑계가 없다. 앞손이 부족하고 뒷손도 시원치 않다. 몸으로 익힌 화살이 시위를 박차고 나가야 하나 생각을 담은 화살이 멈칫거린다. 풍기마저 내려 앉은 날, 시위를 떠난 화살은 기교없이 그대로 과녁을 향한다. 세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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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바다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에 이르러 꽃을 피우고, 사대 옆 벚나무 잎은 늦가을 바람에 일렁이듯 사뿐히 내려와 바닥에 쌓인다. 설자리 궁사의 활시위에는 어제의 화살이 매겨진다. 먼 바다는 늘 평온했고 가까운 방죽에 부딪치는 파도에는 소리와 물이 부셔지는 하얀색이 더해져 역동적이다. 먼 바다와 가까운 바다의 모습은 마치 활쏘기의 현재와 같다. 과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여유롭고 평온하나 화살을 움켜쥔 깍지손은 순간을 기다리며 긴장된다. 태풍 미탁으로 미려한 풍광이 일부 손실되었으나 그 자리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침에 과녁 너머 청아한 풍경에 빠진채 세 순을 냈다. 좋다.
활터, 칠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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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 角指

활터에서 2019. 10. 8. 13:00

깍지, 궁사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다. 엄지손가락에 끼고 활시위를 당길 때 사용하며 대개는 뿔로 만든다. 황소뿔, 물소뿔, 사슴뿔 등이 쓰인다. 물론 나무로 만든 목깍지도 있고 그외에도 딱딱한 재질이면 모두 가능하다. 근래 <깍지- 角指, 사이버 기획전시>를 준비하면서 궁사들이 사용하는 깍지 사진을 모아보니 참 다양하다. 깍지는 개인이 소유한 물품중 가장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물건인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내 깍지도 근 30여년 된거 같다. 너무 친숙해서 도드라지게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의 땀 내음 가득한 깍지를 드러내고 보니 이게 전통문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전통활쏘기를 즐기는 궁사가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있음을 새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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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손과 뒷손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다 멈춘다. 가득당겨진 활, 오금은 터질 듯 탱탱하게 부어오르고 양냥고자는 튕길 듯이 사나운 기세를 드러낸다. 화살대 걸친 줌통은 스스로 중정을 취하듯 기다림의 여유를 얻는다. 움켜진 깍지손은 오늬를 지긋히 누르며 에너지를 모은채 과녁을 응시한다. 멋진 분들과 활쏘기를 즐기는 여무사의 화살은 마냥 여유롭다.

활을 연다는 건 몸을 여는 것이고 마음을 비운다는 의미이다. 앞손과 뒷손의 밀고 당김은 서로의 보완적 활동으로 중용을 취하는 과정이다. 힘의 균형은 평온을 가져오고 안정을 취하며 곧은 자세로 과녁을 응시하는 견고하고 강직함과 유연함을 발하는 선사자의 모습을 확정한다. 그런 모습을 취하려고 활을 잡는다. 스스로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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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하늘에서 내리고 화살은시위를 떠나 과녁으로 직진한다. 처마 끝 낙숫물 소리에 시윗소리 엇박자로 화음을 이를 즈음 목성이 더해지니 활터가 완성된다. 연전으로 다시 돌아온 화살들, 시위에 메겨지고 새롭게 비상하지만 화살을 만족스럽게 당기지 못하니 시위를 떠난 화살은 과녁을 중심으로 제멋대로 착지한다. 깍지손을 울러메고 걸머지는 초심이 요구되는 습사였다. 비오는 날 쇠미산 자락 활터에서 정순을 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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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이르니 무겁한량의 단기가 돌아가고, 설자리 획창한량이 상기된 목성으로 김한량 벼~언하고 소리친다. 동시에 삼현육각이 연주되고 지화자가 이어진다. 무겁한량의 큰 기가 누운 팔자를 그리면서 춤을 춘다. 매시 관중마다 춤사위는 반복되고 한량의 화살이 과녁을 비켜가면 <화란 춘성하고~~~~만산홍록 들은> 의 유산가가 청아하게 숲길을 뒤흔다. 활터 밖 걸음은 멈춰서 소리에 고개 돌리고 바라보며 어깨 춤을 추고 다시 시위를 출발한 화살이 과녁에 이른다. 편사는 긴장과 이완의 흥겨움이 공존하는 전통 활쏘기이다. 이번에 열린 남수정과 청룡정 편사를 취재하는 내내 좋은 소리에 행복했고 흥겨웠다. 편사라는 격조있는 활쏘기 한마당에 참여한 젊은 국악인과 편사원께도 큰 감사를 드린다. 인천편사가 흥겹게 계승되기를 소망한다.(국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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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을 마주했다. 가득당긴 활, 천왕봉이 양양고자 위에 얹혀지면 당겨진 시위는 순식간에 풀려 화살이 빠르게 과녁을 향해 출발하고 천왕봉 속으로 사라진다. 선사자와 함께 함양 호연정 사대에서 천왕봉을 오고 가기를 반복하며 세순을 냈다. 궁시를 챙기고 호연정 사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지리산에 가득한 땅의 기운을 얻는다. 멋진 활쏘기이다. 호연정 활쏘기는 지리산에 안기듯 푸근하게 시위를 당겨도 좋고, 지리산을 품듯 맹렬하게 화살을 보내도 좋다. 멋진 활터를 계승해 주신 선사께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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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질을 했다. 깊게 파기도 하고 다듬기도 하고 확인하고 다시 팠다.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중. 전통활쏘기를 할때 화살 다섯발을 쏘는데 모두 맞출 때 시지에 찍어 기록하는 도장이다. 많은 궁사가 선사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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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 夜射  (0)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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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예결해(射藝訣解)는 영ㆍ정조 시대 최고 명궁으로 소문난 웅천현감 이춘기의 활쏘기를 채록한 사법서이며, 활쏘기의 자세와 방법에 대해 집약된 표현으로 15조 요결과 5조의 해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조-순조 시대문신 서영모가 쓴 죽석관유집 7책 외편에 수록된 사예결해는 활쏘는 방법에 대한 표현이 현재 구전되어 활터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유사하여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같은 무예를 즐기면서 역사 속의 무인을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오는 11월 3일 광주에서 옛 무인의 활쏘기를 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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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하늘만큼 느낌은 백발백중인데 그게 아니었다.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내는 그런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초순부터 땅몰기를 하더니 매순마다 시행착오를 수정하지 못한채 진전된 모습을 얻지 못한다.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계획된 동선과 착지점 경계를 벗어나니  핑계를 찾기 시작한다. 늦더위에 땀이 나서 안되고 바람이 오니 흔들리고 햇빛이 강해 눈이 부셔 과녁이 흐려진다며 외부에서 원인을 애써 찾는다. 어리석음. 망설임으로 단호함을 잊은 오늘 활쏘기는 혹일혹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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