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터에서

줌손과 깍지손의 소통 정말 오랫만에, 모처럼 경기복 입고 활쏘기 시합에 참가했다. 몰입하고 집중해야 하는 시합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때때로 느끼며 체득한 생각을 정리했다.줌손과 깍지손의 소통 만개궁체에서 앞손과 뒷손이 절대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발시하면 대부분 통으로 간다. 그것을 실제 체험으로 확인할 수도 하지만 단순한 설명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앞손이 쎄면 줌뒤를 내고 약하면 대개는 앞난다. 반대로 이야기해도 된다. 앞손보다 뒷손이 강하면 줌앞으로 나고 뒷손이 약하고 앞손이 쎄면 줌뒤로 난다. 즉, 좌우 손의 힘이 쎈 방향으로 화살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앞손과 뒷손의 힘이 같을 경우는 어떠할까? 과녁 겨냥선만 일치한다면 당연히 통으로 간다. 앞손과 뒷손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순간은 단순히 만.. 더보기
활쏘기는 앞손이다 바람의 방향과 크기를 알려주는 풍기가 팽팽하게 펴진 채로 나를 향하는 걸 보니 촉 바람이 쎄게 오는 모양이다. 허리 춤에서 화살 하나를 빼서 시위에 매겨 당긴다. 앞손은 익숙한 자리에 위치하고 궁사는 바람을 의식했는지 뒷손을 힘 있게 당기려 한다. 만개궁체에서 그런 생각으로 과녁을 주시하고 있다. 오늘 앞손은 평소보다 안정적이고 여유로웠다. 궁사는 과녁을 응시하고 풍기의 형세를 아랑곳 하지 않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 있게 움켜진 시위를 푼다. 쇽~ 하는 소리와 함께 공간을 가르며 비상하는 화살은 과녁에 미치지 못하고 무겁에 깔린 모래를 튕기면서 안착한다. 생각보다 짧았다. 익숙한 습관으로 반복해서 한 순을 다 내고 보니 不이다. 풍기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깍지 손을 힘껏 당기려는 마음을 보인 궁사는.. 더보기
화살이 지 멋대로 봄을 탄다 지멋대로 간다. 완연하다. 여름이 올 것이다. 예측된 시간은 과거의 익숙함을 생각하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일정한 법칙을 두고 물체가 운동하듯 반복한다면 익숙하지만 재미나 흥미는 없을게다. 오늘 활 시위를 떠난 화살은 익숙하지 않은 동선을 그리며 지 멋대로다. 바람도 잠잠하고 과녁도 크게 보이는 활쏘기엔 정말 좋은 날, 어떤 핑계조차 찾을 수 없는 날이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무겁에 서 있는 과녁이 비켜서 여기 저기 나뒹군다. 한 마디로 지 멋대로다. 몸도 마음도 활시위를 떠난 화살도 다 지멋대로 봄을 탄다. 더보기
봄 화살은 직진한다. 모처럼 등정했다. 설자리 우측 앞에 있는 풍기는 줌 앞을 향하고 무겁에 서 있는 풍기는 촉을 향하는데 깃발들은 줌 뒤를 가리킨다. 궁사의 마음은 봄끝 바람에 날리는 벚꽂처럼 이미 갈지자 횡보로 봄을 탄다. 궁아일체에서 벗어난 궁사의 마음은 활에 실리지 못해 시위를 떠난 화살이 무겁에 곤두박질 치듯 코를 박는다. 재순에 다시 돌아온 화살, 영락없다. 봄바람에 실린 화살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더보기
국궁신문 새롭게 단장 국궁신문이 새로운 모습으로 확 바꼈다. 10여년 전에 적용된 기능과 디자인이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아 불편하기도 하고 가독성도 떨어져서 활쏘기를 사랑하는 몇몇 분의 후원을 더해서 전면 개편했다. 바꾸고 나니 산뜻하고 가독성이 좋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무형문화재 142호 전통활쏘기를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http://www.archerynews.net 더보기
계해년 관야정의 활쏘기 언제부터인가 시작된 옛 활량의 흔적을 찾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자료에 담긴 한량들의 흔적을 하나 하나 풀어내는 일들...일상의 반복이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전통문화를 계승하는데 어떤 유효성을 가져다 줄까? 그런 의구심을 가질때가 있다..... 의문은 의문으로 남겨두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잊고는 검색하고 찾고 묻고 따져보고 흐트러진 구슬을 꿰듯 하나 하나씩 정리를 한다. 이번에 초강적을 만났다. 계해년 관야정 觀野亭의 활쏘기 이야기가 나의 시간을 잡고 있다. 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더보기
김준근의 풍속도, 육량전 쏘기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이며, 화제는 '흥문쏘는모양'으로 적혀있다. 두 명의 궁사가 활을 쏘는 풍경을 그린 것인데 궁사가 뛰어나가면서 활을 쏘고 있고, 화살대가 굵고 깃이 없는 것으로 보아 육량전쏘기가 분명하다. 더보기
활을 쏘다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은 사유의 본질을 꺼내어 다시 고민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들을 담은 화살이 시위를 떠나 비행하면서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과녁을 향하는지 의도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나는 어떤 선택과 반복된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그것은 반복된 행위여야 하며, 과녁에 도달하는 화살이 따라 반복의 과정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그런 모습들이 모여 활쏘기 문화를 이룬다. 더보기
전통활쏘기를 기록하다 인터넷에서 전통활쏘기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려고 검색을 했다. Traditional archery, Horn bow, arrow, siyah, thumb 등을 검색어로 하고 실행하니까 다양한 사구들이 나왔다. 그것을 한데 모아 기록했다. 인류는 늘 문화의 공유를 통해 성장하고 진전된 모습으로 살아간다. 더보기
명무 심재관 1970년대 이후 최고의 궁술로 전국 명성을 얻은 심재관 명궁이 시위에 화살을 매기고 과녁을 응시하고 있는 장면이다. 주변에는 활쏘기를 보러온 사람들로 가득했고 옆에 궁사는 각궁을 만지고 있다. 당시의 활풍속이 그대로 기록된 사진이다. 근래 명무 심재관의 활쏘기와 함께한 시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많은 공부를 했다. 더보기
전통활쏘기연구 창간호 먼곳 과녁을 보며 사색하듯 활시위를 당기는 지금의 활쏘기를 기록하고, 지난 시절의 활쏘기를 찾아 그 시대 궁사들의 활문화를 엿보며 대중들이 보기 쉽게 책으로 엮었다. 인문학적 감성이 충만한 활쏘기풍속, 국궁문화이다. 전통활쏘기연구 창간호에 그런 내용을 담았다. 더보기
멈춰선 화살 코로나19가 나의 화살을 멈추게 했다. 사람의 경로와 공간을 차단하고 많은 것을 일시적으로 격리했다. 내 화살은 과녁에 도달하고 싶다. 더보기
활터의 정간(正間) 억지, 왜곡이 반복되면 어떤 나쁜 의도가 개입되면서 사실과 더 멀어지게된다. 활터에 있는 '정간(正間)' 이 그 꼴이다. 사실 정간의 원형과 실체 그리고 기록은 전주 천양정에 가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실재가 있다. 한마디로 '나무에 쓴 정간은 없으며, 선생안 등이 모셔진 활터 건물의 중앙공간을 의미하는 공간적 개념'으로 매우 존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물론 천양정에도 수년전에 잠깐 실수로 정간을 5년정도 걸었던 일이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것임을 확인하고 다시 내렸다. 그때 본 사람이 천양정에 정간이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을 두고 해방전부터 나무정간이 있었다고 우기면서 정간사상을 지어내거나, 일제강점기때 일본에서 들어온 왜습으로 일제의 잔재라는 등 엉터리 말을 내 뱉는다. 징그럽다. 그런 사람들,.. 더보기
국궁신문, 20년. 정체됨. 그런 느낌이다. 요즘 전통활쏘기의 역사와 풍속을 쫒다가 너무 멀리 왔다는 기분이 든다. 무엇이든 현실적 삶의 고민을 풀어가며 내일을 향한 즐거움이 담겨야 하는데 발걸음 멈출때마다 매번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그건 뭔가 풀리지 않은 매듭의 실체가 있다는 것인데 모르겠다. 주변의 환경적요인과 전통문화를 대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인식 속에서 스스로 규정하려는 삶의 문화적 관점에서 충돌지점이 있을 것이다. 잠시 멈추고 호흡하며, 시간의 양끝에서 복기하며 예측해 본다. 더보기
국궁, 활쏘기 무형문화재 제142호 국궁, 전통활쏘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되었다. 활쏘기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무예이면서 전통문화와 현대스포츠로 풍속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현재 사정射亭이라 불리는 활터가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활쏘기를 익히고 있다. 더보기
송년습사 흐렸다. 눈이 막 쏟아질 것 같은 어스름한 날인데 간혹 빗방울이 떨어졌다. 활터에 들러 세순을 냈다. 한해가 저문다. 송년습사다. 더보기
심고만분 審固滿分 사경에서 활쏘기를 표현한 네글자. 심고만분 審固滿分을 깊게 새겼다. 비록 어설프게 새긴 네글자가 사방한치 공간의 크기에 불과하나 전통활쏘기를 익히다 보면 네 글자에 담겨진 전통활쏘기의 깊은 맛과 멋이 가히 일품이다. 더보기
무풍비전. 無風飛箭 바람 한점없는 날 시위를 당겼다. 과녁을 비켜가는 화살들, 핑계가 없다. 앞손이 부족하고 뒷손도 시원치 않다. 몸으로 익힌 화살이 시위를 박차고 나가야 하나 생각을 담은 화살이 멈칫거린다. 풍기마저 내려 앉은 날, 시위를 떠난 화살은 기교없이 그대로 과녁을 향한다. 세순을 냈다. 더보기
바닷가 활터, 칠보정 먼바다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에 이르러 꽃을 피우고, 사대 옆 벚나무 잎은 늦가을 바람에 일렁이듯 사뿐히 내려와 바닥에 쌓인다. 설자리 궁사의 활시위에는 어제의 화살이 매겨진다. 먼 바다는 늘 평온했고 가까운 방죽에 부딪치는 파도에는 소리와 물이 부셔지는 하얀색이 더해져 역동적이다. 먼 바다와 가까운 바다의 모습은 마치 활쏘기의 현재와 같다. 과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여유롭고 평온하나 화살을 움켜쥔 깍지손은 순간을 기다리며 긴장된다. 태풍 미탁으로 미려한 풍광이 일부 손실되었으나 그 자리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침에 과녁 너머 청아한 풍경에 빠진채 세 순을 냈다. 좋다. 활터, 칠보정. 더보기
깍지, 角指 깍지, 궁사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다. 엄지손가락에 끼고 활시위를 당길 때 사용하며 대개는 뿔로 만든다. 황소뿔, 물소뿔, 사슴뿔 등이 쓰인다. 물론 나무로 만든 목깍지도 있고 그외에도 딱딱한 재질이면 모두 가능하다. 근래 를 준비하면서 궁사들이 사용하는 깍지 사진을 모아보니 참 다양하다. 깍지는 개인이 소유한 물품중 가장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물건인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내 깍지도 근 30여년 된거 같다. 너무 친숙해서 도드라지게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의 땀 내음 가득한 깍지를 드러내고 보니 이게 전통문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전통활쏘기를 즐기는 궁사가 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있음을 새삼 알게 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