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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뚝방터 뚝방활터에서 옛 과녁 마주하고 송학에서 점심을 먹었다. 길을 돌고 돌아 다시 남쪽을 향했다. 짧은 먼길, 좋았다. 더보기
봄날, 활터에서 따스한 바람이 있는 봄날, 세순을 냈다. 아지랭이 피어오르듯 시위를 떠난 화살은 자유롭다. 재순, 삼시는 바람따라 나섰는지 보이질 않는다. 봄 기운 얻으려 활터를 걷는다. 더보기
자연을 닮은 활터, 진해정 자연을 닮은 활터, 진해정. 번잡함은 모두 내려놓고 산을 본다. 활의 줌통에서 고자로 이어지는 선을 닮은 능선이 있고, 숲이 있다. 산 아래 밭으로 이어지는 경계에는 작은 바람에 흩날려 뿌리를 내린 한 그루 나무가 영역을 표시하듯 당당히 서 있고, 조금 공간을 두고 궁사들이 세운 터과녁 하나 있다. 왼쪽에는 바람을 보여주는 풍기가 이리 저리 흔들리고 있다. 설자리. 화살을 메겨 불거름에 활을 걸친 궁사는 아무런 표정 없이 앞을 주시할 뿐 어떤 동작도 취하지 않는다. 거궁하여 살을 당겨 활을 가득 열고는 한 호흡을 마치자 마자 멈춤 없이 뒷손이 뿌려진다. 앞마을과 뒷마을 사람이 모여 치른 제94주년 3.1절 기념 진해정 편사대회는 지난 94년전의 일들을 기억하고 되새기며, 내일을 보고 있다. 더보기
활을 쏘다 지난 주말 모처럼 활을 냈다. 정순 다섯순을 쏘았는데 궁체는 틀어져서 엉성하고 화살은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자유롭게 비상한다. 그래도 겨우내 쌓였던 것들을 화살에 담아내니 좋았다. 화살은 나를 안다. 활을 잡은 궁사는 활을 모른다. 더보기
비학동-飛鶴洞 화살을 과녁으로 보냈으나 깔끔한 맛이 없다. 화살이 길은 아는 듯 했으나 익숙한 걸음이 아니다. 시위를 놓고 둘러보니 바람은 멎고 가득 당겨진 활은 터지듯 펴지면서 앞산의 능선을 닮는다. 먼 마을에서는 아지랭이 오르듯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봄이 가까운 곳에 있다. 7순을 내고 활터를 나왔다. 飛鶴洞 더보기
시위를 떠나 가을을 지나다. 세순을 냈다. 활 시위를 가득당겨 과녁을 끌어안고는 움켜쥔 깍지손을 놓았다. 휙~, 소리내며 봇물 터져 물 흐르듯 화살이 빠른 속도로 산으로 향한다. 가을을 지난다 더보기
각궁, 생각을 품다 고자, 양양고자. 단순하게 말하면 Siyahs. 같은 듯 하면서 서로 다르게 성장해 왔고, 다른 듯 하면서 같은 속을 지니고 있다. 마치 인류의 이동처럼 부딪침과 어울림이 공존했다. 어디서 어디로부터 시작되었을까? 더보기
문화는 공존이며, 흐름이다 사람들이 모여들고 흩어진다. 그들은 서로 자신을 말하고 상대방을 보며, 체험하고 교류한다.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유목민의 삶은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고 특히 활쏘기 문화와 풍속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활의 현재는 인류의 이동이며, 문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전통활쏘기를 들고 한곳에 모여 보여주고 배워가는 시간들, 다시 흩어져 그들 삶의 일부가 되는 진전을 보인다. 사진은 지난 10월 6일 천안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일원에서 열린 있는 제6회 세계민족궁축전의 각궁 전통활쏘기 시연광경이다. 더보기
전통활쏘기의 위기 전통활쏘기의 위기 근래 각궁을 사용하는 궁사가 현격히 줄었다. 현재 국궁계의 운영시스템이 변하지 않으면 전통궁의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울 듯 하다. 각궁과 개량궁의 적절한 조화만이 국궁계가 살길이다. 현재, 각궁의 위기이다. 중국에서 싼 값에 재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듯 각궁을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사, 그런 행위에 이득을 챙기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젠, 전통활쏘기를 계승하는 행위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간섭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는 듯 하다. 국궁계 스스로 개선하기에는 현재의 시스템이 너무 후진적이라 활터 궁사의 소리가 반영되기 어렵다. 전통활쏘기의 정체성은 활터와 각궁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보기
활터에 백로가 왔다 하얀새, 백로. 과녁주변에 진을 치고 놀던 백로, 네번째 출발한 화살의 목성에 놀라 비상했다. 열댓마리 정도. 앞 바람. 무리지어 이동하며 연신 꽃씨를 쪼아 먹는다. 궁사가 사대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내내 백로는 활터 곳곳을 누비며 연신 씨앗을 찾는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백로의 이동에 장애가 됐다. 오늘은 백로가 활터를 차지했다. 그들의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조용히 활을 챙겨 나왔다. 3순을 냈다. 해는 중천을 넘고 있다 더보기
淸梅射場 천변에 솔포를 치고 활을 냈다. 앞산을보며 태산을 밀듯 줌을 잡고 개울에 흐르는 물길처럼 뒷손을 뺀다. 길 따라 흐르는 화살들, 솔포를 지나 산으로 향한다. 두순을 내니 해가 산을 넘었다. 淸梅射場 더보기
잃어버린 화살, 유쾌하고 좋았다. 텅 비었다. 과녁 앞 넓은 바다가 뻘 바닥을 드러내고 아낙은 소쿠리를 옆에 두고 연신 뻘에다 호미질을 하며 무엇인가를 파낸다. 갯가재와 비슷한 쏙을 잡는 풍경이다. 여름 햇볕이 참 뜨겁다. 다행히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온다. 바닷가 가장자리를 거닐며 무엇인가를 찾는 피서객, 별 소득없이 낚시대 드리운 채 먼 곳 바라보는 낚시꾼. 넉넉한 가지가 잘 펴진 나무그늘 아래에서 고기 구워먹는 피서객. 초지 찾아 헤매는 흑염소 무리들. 봉긋한 봉우리 사이로 내려온 골진 곳에 서 있는 터과녁, 옆에 동관이 있다. 잘 어울린다. 맞은 편 설자리에는 선사들이 나란히 서 있다. 허리춤에서 꺼내진 화살들은 연신 시위에 메겨지고 꽃 망울 터지듯 슝슝 소리내며, 과녁을 향한다. 화살은 물이 들어오는 때와 맞춰 바람따라 움직이.. 더보기
중모리의 여백은 시위소리로 채워지고 마치 진양조 장단의 산조 가락이 흐르듯 지나는 배에 의해 작은 너울이 스미듯 과녁 앞을 지난다. 너울이 들어오는 바다 위로는 선사의 시위를 떠난 화살이 경쾌한 걸음으로 선을 그리며 과녁을 향한다. 다급함도 촉박함도 없는 여유로운 활터에서 세순을 냈다. 활터 초입에는 지천으로 널린 유채꽃을 즐기는 상춘객이 발길을 멈추고, 봄 바람 좋은 갯바위에는 태공들이 긴 낚시대 바다에 담근 채 소곤댄다. 선사들은 세월의 화살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활산으로 보낸다. 시간을 통과하는 행위는 과거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어느 날 다시 현재로 다가선다. 지난 난들,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은 디지털 캐쉬에 담아둔 채 다시 꺼내 추억을 회상하며 소망 가득한 화살로 거듭난다. 무겁으로 오고 가는 연전길에는 작은 너울성 파도가 진.. 더보기
[동영상]과녁 너머에 무엇이 있나?-국궁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 '국궁' 수련기 10년간 활터의 체험을 기록한 일기 마음을 통해 보여주는 활쏘기의 세계 북인에서 펴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 국궁 연구가인 이건호의 국궁 수련기입니다. 이 책은 지은이가 활쏘기를 시작한 이후 10년간 활터에서 보고 듣고 체험하고 느꼈던 바를 기록해 놓은 수련 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의 전통 활쏘기 세계를 활 내는 이의 마음의 창을 통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동영상 출처 : http://www.onbooktv.co.kr/ 더보기
국궁, 활터에서 - [186], 시위를 풀 듯 흘리면서 바다를 담다 봄날, 얼었던 땅이 녹는 따스한 날에 남쪽 바닷가 활터에서 봄맞이 화살을 보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아지랑이와 함께 너울거리며 과녁에 이르고 궁사의 시선은 뻘에서 무엇인가를 캐내고 있는 아낙의 모습을 향한다. 봄날,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든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꼬챙이로 땅을 캐고 삽으로 뻘을 뒤집는다. 구멍난 뻘을 파면 드러내는 ‘속’이 바구니에 담겨지고 물은 바다로 나가고 있다. 남쪽 바닷가 풍경이 있는 활터에 있는 사물과 생물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자연이다. 자연에 동화된 활터의 풍경은 마냥 여유롭다. 갯벌 너머에 있는 솔포에 세 번의 연전과 함께 겨우내 꽉 잡고 있던 많은 것을 시위를 풀 듯 흘리면서 바다에 담았다. 더보기
국궁, 활터에서 - [185], 과녁 위에 달이 서 있다 둥그런 달.과녁 위에 달이 서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과녁을 향하고 궁사의 마음은 달에 올라있다.가을과 겨울 사이, 달이 떠 있는활터에서 東武들이 날개짓을 한다. 개울가 청둥오리 시위소리에 놀라 달을 향한다 더보기
서낭당, 성황당을 찾아서 당곡마을을 지나 산수곡 마을을 가다 보면 왼쪽 길 옆에 있다. 돌담이 정겹게 다가온다. 서낭당을 찾아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았다. 관심만큼 보인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동해안 서낭당(성황당) 관련 각종 사진은 아래 사이트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사진은 가급적 큰 사이즈로 올렸다. 더보기
KBS 1TV, 전통 활쏘기를 왜곡하지 마라! 지난 일요일인 10월 10일, KBS 1TV에서 방영된 사극인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 전통 무예인 국궁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왜곡되어 보여지는 전통 활쏘기를 보고 걱정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순신의 전란 일기인 ‘난중일기’에는 거의 날마다 ‘활쏘기를 하였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사극인 ‘불멸의 이순신’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극중 전통 활쏘기가 심심치 않게 방영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그런데....어제 드라마에서 활 쏘는 광경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 말로 충격적이다. 역사에 대한 재평가니? 인물에 대한 재인식이니? 하면서 각종 수식어를 동원, 드라마의 시청율을 올리려는 방송사 측의 상업주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어제는 상업주의를 넘어 역사에 대한 무지의 소치를 모두.. 더보기
국궁장 풍경 [경북 울진 칠보정 오광진 접장의 만개궁체] [145 미터 거리의 과녁] 무사내외@디지털 국궁신문 더보기
활터에서 - [97] 활터에서, 활쏘기를 하다가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조선의 궁술을 엮어낸 동운 이중화!국궁에 입문후 불후의 명작인 '조선의 궁술'을 보면서 가장 궁금해 했던 사람이다. 특히 8월 15일을 전후하여 활쏘기를 할 때면 조선의 궁술과 동운 이중화 선생의 이름 석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조선궁술연구회 성문영 초대회장.이중화(李重華) 1881(고종 18)∼? 국어학자. 호는 동운(東芸). 서울출신. 흥화학교(興化學校)영어과 졸업 후, 1904년 이 학교 교사를 지낸 뒤 배재학당에서 교편을 잡았다. 1929년 《조선어사전》(뒷날 한글학회의 큰사전)편찬집행위원, 1936년 이 사전 전임 집필위원 및 조선어표준말사정위원을 지냈는데, 사전 집필에서 특히 옛 제도어, 음식용어들의 풀이를 맡았다.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