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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

아쟁, 활대는 시간이다 활대는 길게 쓰고 장단은 활의 빠르기를 이용하여 맞춘다. 현위에서 오고 가는 활대의 소리는 계절이며, 시간이다. 활대는 시간을 다스리고, 씨줄과 날줄이 소리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사람들은 그 사이를 지나간다. 더보기
아쟁, 밀고 당기다 밀당, 밀고 당겨야 한다. 그래야 친숙하고 익숙해진다. 고운 소리를 내려 밀고 당기기를 제법 오래했다. 그럼에도 소리는 시끄럽고 거칠기만 하다. 밀고 당기는 시간이 긴장과 이완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모든게 그러하다. 들숨과 날숨은 늘 일정해야 하고 현과 활대의 마찰력 또한 공학적으로 똑 같은 눌림이어야 한다. 숙련된 기능이 요구된다. 그런 연후에 소리에 생기를 넣고 색상을 입혀야 한다. 소리가 곱고 거침은 느낌이다. 그것을 얻는 길은 반복 연습 외에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중청에서만 놀았다. 밀고 당기며 왼손 농현을 함께하니 어깨가 경직된 것 처럼 무거웠다. 길이 멀다. 그럼에도 간혹 아주 맘에 드는 소리를 듣는다. 아쟁, 밀당은 이어지고 풀벌레 소리가 뒤섞여 가을을 노닌다. 더보기
아쟁, 가까워질수록 묘한 감정이 흐른다 아쟁의 계면조(界面調), 참 애닳고 슬프다. 아쟁을 배우기 전에는 그 소리가 편하지 않았다. 특히 중청의 ‘라’음을 꺽으면서 내는 애잔한 소리는 상황에 관계없이 사람으로 하여금 심란하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란하다는 의미는 뭔가를 깊숙하게 골몰하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멍때리듯 편안하게 즐길 수 없음이 힘들다는 것이다. 아무튼 아쟁의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자주 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음에 대한 감정은 사실 글로서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그 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면음이다. 이번에 아쟁을 공부하면서 그 소리를 보았다. 역시 감정적으로는 복잡성을 불러온다. 아쟁은 찰현악기 특유의 애잔한 감정을 풍성하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그런 소리를 듣는.. 더보기
산조아쟁을 만나다 아쟁, 찰현 악기이다. 활대의 활밥과 명주실로 만든 현의 마찰에 의해 생기는 소리를 이용한 악기이며, 정악과 산조용으로 구분된다. 아쟁은 현악기 중에서는 가장 좁은 음역을 지닌 저음악기로 정악용은 개나리나무의 껍질을 벗겨 송진을 칠한 활로 힘차게 줄을 문질러 소리내고, 산조 아쟁은 활대에 걸린 말총(요즘에는 합사)에 압축송진을 묻혀 소리를 낸다. 그것은 마찰력을 최대한 얻기 위한 방편이다. 어제, 처음으로 8현 산조아쟁으로 그 소리를 냈다. 앞으로 밀고 몸으로 당기면서 일정한 힘에 활밥과 현이 접촉되는 면이 고르게 하여 거친 소리부터 고운 소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리들을 불러냈다. 산조아쟁 8현중 하청 3현은 ‘레솔라’이며, 가운데 3현도 ‘레솔라’ 그리고 상청 2현은 ‘레솔’이다. 세 개의 좁은 음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