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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동초제 심청전 소리꾼 김응경의 동초제 심청전 완창을 영상으로 봤다. 동초제는 동초 김연수 명창이 명창들의 좋은 소리만 골라 따서 만들었으며, 자신의 호를 붙여 동초제라 부른다.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가 정교한 특징이 있으나 심금을 울리는 애절함의 강산제(서편제)와는 차이가 있다. 비록 영상이긴 하나 모처럼 완창을 보니 즐겁다. 판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 소리를 따라 창자(昌者) 옆에서 긴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젊은 창자(唱者)의 앞날에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더보기
분홍 색, 봄날 진한 분홍색으로 봄이 왔다. 앞산 양지 바른 곳에 진달래가 고개를 내밀고 오고 가는 이를 빼곰히 쳐다본다. 깊은 산중 얼음은 풀려 흐르고 사람들은 좋은 햇살 어깨에 올리고 가볍게 산에 오른다. 봄날, 분홍색이다. 더보기
구음시나위 무속 문화를 근본으로 하는 음악으로, 산조의 모체가 되며 각 악기가 제멋대로 다른 선율을 연주하는 듯 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는 기악 합주곡이다. 구슬픔과 애잔함이 섞여 몰입하게 되는 선율이며, 서로 다른 악기소리의 공간을 파고드는 구음이 한층 멋을 더한다. 먼곳과 가까운곳을 번갈아 가는 듯한 풍경이 그려지며 현악과 타악의 절묘한 소리 조합이 듣는이로 하여금 모든 잡념을 내려놓게 하는 힘이 있다. 긴장하듯 지나다 보면 어느덧 악기마다 경연이 이어지는데 악기 고유의 특징을 잘 표현하여 보고 듣는 즐거움이 마냥 줄겁다. 섬세하면서도 아주 빠르게 전개되며 짙은 농현이 함께하는 가야금, 술대의 맹렬한 동선이 만들어 내는 거문고 소리, 여유로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찰현 악기인 활대의 아쟁, 묵직한 듯 부드러운 징.. 더보기
영산회상, 십우도 고요했다. 먼거리 피리소리에 가까운 곳에 있는 술대가 움직이며 경계없는 공간에 숲을 이루고 깊은 사색에 잠긴다. 정형화에 식상한 귀가 솔깃해 집중하고 몸은 이미 이완되어 군더더기를 내려놓고 고요하다. 일상의 긴장과 이완을 즐기고 스스로 성장하듯 안밖의 공간을 넘나든다. 좁은 시간 긴 공간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듯 헤매이다 보니 어느 덧 고요함을 지나고 다시 제자리에 왔다. 길을 걷다 헤매며 다시 걸어가는 모습, 그게 일상이다. 인문학이 흐르는 영상회상에서 노닐다 나왔다. 늘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분께 감사하다. 더보기
해금, 소음이다 ​ 소리내려고 애쓰지만 여전히 소음이다. 재능의 본질은 타고 나는 것으로 규정하며, 스스로의 현재가 그것을 증명한다. 고로 존재한다. 스스로 동의하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음을 즐기려는 놀라운 의지가 있음을 천명한다. ​ 더보기
해금, 원산은 소리를 떠 받치는 기둥이다 복판은 울림통의 한면을 막고 울림에 에너지를 담아 생명력있는 소리를 생성하는 역활을 한다. 원산은 그 복판위에 얹혀진 상태에서 오직 유현과 중현을 의지한 채로 소리를 지탱하고 있다. ​수업하다 말고 갑자기 원산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마치, 먼산을 보는 듯 하다. 그래서 일까 해금 소리는 늘 먼 곳에서 풍경을 담아 다가온다. 더보기
2014 국악문화학교 발표회 '뽐'-해금 뽐@해금사랑 좌수입죽, 우수활대. 조금은 긴장되고 경직된 모습이다. 2014 국악문화학교 발표회 '뽐'은 그렇게 시작했다. 반장성예가 좌우뒤를 보고는 '시작'이라고 신호를 주었다. 오른 손에 쥐어진 활대가 움직였다.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하니 익숙한 소리가 생성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몰입하다 방심해서 활대의 방향이 몇번 어긋났다. 일탈된 음을 만들고는 당황하지 않은 척하고 다시 활대의 길을 잡고 동료학동들과 같은 이야기를 하듯 길을 함께하려고 집중했다. 그렇게 4곡이나 했다. 타령. 한강수타령. 아리랑. 크리스마스 캐롤이다. 활대를 길게 밀기도 하고 가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게 마치 작은 오솔길을 산책하는 것과 같다. 오고 가며 다른 풍경을 보듯 해금은 다양한 음색을 내며 청중들의 시.. 더보기
현미의 소리...길, 판소리 판소리 한바탕중 한 대목씩을 골라서 소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육자배기. 좋았다. 악기 하나가 추가된 것은 괜찮았다. 젊은 소리꾼으로 아직은 생기롭지만 큰 소리꾼의 길을 걷는 것으로 느껴졌다. 1.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 / 소리: 현미, 고수: 김태영 2. 수궁가 중 토끼화상대목~고고천변 / 소리: 현미, 고수: 김태영, 대금: 이영섭 3. 춘향가 중 이별가 / 소리: 현미, 고수: 김태영, 아쟁: 신재현 4.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 소리: 현미, 고수: 김태영 5. 적벽가 중 불지르는 대목~새타령 / 소리: 현미, 고수: 김태영, 베이스기타: 양영호 6. ‘육자배기’ ‘흥타령’ / 소리: 유영애, 현미, 고수: 김태영, 대금: 이영섭, 아쟁: 신재현, 무용: 이서윤 흥보가는 고수와 함께.. 더보기
부산거문고악회 '이음' 1.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가락덜이 2. 거문고와 현악 사중주를 위한 '이음' 3. 상현도드리, 하현도드리, 염불도드리 4. 거문고, 색소폰, 장구를 위한 '거문고 블루스' 5. 타령, 군악 6. 거문고 이중주를 위한 '和' 이음이었다. 각 장마다 연결되는 연음이 아주 돋보였다. 해가 뜨고 지니 달이 나오듯 반복되는 순환은 자연이다. 마치 그랬다. 무대는 이분화돤 구조이며, 홀수와 짝수의 순번제로 전통과 현대를 오간다. 구분된 시간은 병풍으로 확인되고 객석에서 그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마치 오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옛날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닮고 싶어하는 그런 광경이다. 먼저 시작한 공간에서 생각을 가지런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소리를 생성했고, 뒤 이어 그것을 모태로 꾸민 소리는 신비로움과 .. 더보기
하재원 해금 독주 모처럼 해금 공연을 즐겼다. 수룡음과 표정만방지곡을 연주했는데 둘다 좋았다. 수룡음은 생소병주(생황과 단소)에 해금과 장구를 더했는데 음의 조화가 잘 어울렸고, 내내 평온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표정만방지곡(관악영산회상)은 연음의 분위기가 아주 자연스러웠고, 물 흐르듯 지나갔다. 피리가 앞장서면 대금이 따라하고 해금은 아주 작게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며 청중들의 가슴에 스민다. 서로 다른 모양에서 같지 않은 소리를 내며, 흥겹게 놀다가 감정을 드러낼 즈음이면 장구가 나서 호흡을 가다듬게 하며 하나의 소리로 합쳐지고 청중들도 그 속에서 호흡한다. 길 게 연주한 해금소리가 낮게 낮게 깔리면서 사람들 마음 속 깊게 퍼지니 청중들은 여유로운 열매를 얻듯 편안하다. 소리는 다르되 호흡은 섞여 하나되었다. 더보기
해금, 해부족 좌수입죽, 우수활대. 활대를 밀고 당기니 오고 가며 서로 다른 소리내며 귀를 모은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직진으로 곧고 바름을 으뜸으로 하지만 입죽에 걸린 시위는 활대와 동행하는 양방향의 공존이 우선이다. 오래전에 해부족의 악기가 강을 타고 산을 넘어 사람들의 손을 거쳐 현재에 이르러 그 소리를 간직한다. 그래서 해금이란다. 쥐락 펴락, 주머니에서 소리가 생성된다. 해금. 더보기
판에 박은 소리, 판소리 [1937년 Victor 레코드사 녹음을 마치고 기념촬영] 1937년,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일본 빅타(Victor) 레코드사에서 을 판에 박았다. 그 소리와 함께 빛 바랜 사진 한 장을 남겼는데 오늘, 그 당시를 재현하는 「판에 박은 소리 - Victor 춘향」으로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공연이 있었다. 당시 판에 박은 소리를 한 사람들은 말 그대로 당대 최고의 소리 꾼이었다. 그들은 정정열, 임방울, 박녹주, 한성준, 이화중선, 김소희였다. 그 당시에는 창자(唱者)와 고수 둘이서 하는 판소리가 아니라 소리를 여러 사람들의 역할에 따라 나눠서 노래하는 분창(分唱)의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창극이다. [2014년 판에 박은 소리 Victor 춘향 공연을 마치고] 2014년에 소주호, 김대일, 김송, 정민영, .. 더보기
太, 산을 보다 산은 높다. 그러나 하늘보다 아래에 있다. 그것은 늘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로 작용한다. 오늘 수는 있으나 오르는 시간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太, 산을 처음 본지 오래다. 산을 조금 오르고 보니 하늘아래 정상의 모습도 보이고 올라온 발자욱도 보인다. 처음에는 그 깊이를 알 수 없어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도 있었지만 길을 정하고 발걸음을 옮긴다면 한보 더 진전된 곳에 도착하였음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평성으로 하듯 급하게 뛰지 않고 보통걸음으로 산을 오르면 太, 산에 오를 수 있다. 더보기
한밤중에 거문고 소리를 듣고 저편 사람들의 마음을 읽다. 깊은 밤 적막 속에/그 누가 청아하게 거문고를 타는가?/버스럭대는 뜰 앞의 낙엽 소리/ 갈바람이 숲 속에 불어 오누나..... 더보기
대아쟁은 묵직함이 좋다 대아쟁, 소리가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다. 개나리 활대로 밀고 당길떄 나는 소리에 감히 어떤 이의 제기도 할 수 없다. 소리가 주는 무게감은 천근, 만근이다.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소리를 낸다. 대아쟁은 마치 큰 어른과 같은 소리를 낸다. 묵직함이 좋다. 더보기
거문고가 있는 풍경, 권은영의 풍류 사랑방 뒤꼍 숲은 가을을 지나는 듯 바람이 일고,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는 대청마루. 상량문이 또렷하게 적힌 마룻대(上樑)가 있는 고즈넉한 마루에 여럿이 둘러앉았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바람이 멈추니 술대가 선을 그리듯 힘차게 움직인다. 가객과 거문고의 시작으로 시간의 양끝을 오가며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그들의 감흥을 불러낸다. 짧은 거문고 산조 한바탕을 지나 아쟁과 거문고 그리고 춤사위가 곁들여지니 사람들은 평온하다. 새로움이다. 늘상 공연이라는 틀 안에 갇힌 모습을 접하다가 풍류방이라는 공간에서 스스로가 지나온 시간의 한 지점을 차지한 채 그 곳에 빠져들고 있다. 뭔가 생각할 겨를 조차없이 풍류방 분위기 쉽게 빠져든 청중들은 어꺠가 들썩이기도 하고, 가객의 소리에 시름을 잊고.. 더보기
대금은 청공(淸孔)이다 대금 소리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묘한 느낌이 있다. 때로는 평온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지만 뭔가 끌리기도 한다. 딱히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음색이다. 심란할 때는 대금을 멀리한다. 대금을 가깝게 들여다 보았다. 대금은 나무로 만든 관악기이다. 대나무 속을 뚫어 만든 관을 관대라 하고 위쪽 끝은 막혀 있으며, 조금 내려서 가로 불어 김을 넣는 취구(吹口)가 있다. 그리고 좀더 내려와서 그러니까 취구와 지공(指孔)사이에 청공(淸孔)이 뚫렸는데 여기에 갈대 속청을 붙여 이것의 진동으로 특수한 음빛깔을 낸다. 정리하면 대금은 관대 하나에 취구(吹口)와 청공(淸孔), 여섯 개의 지공(指孔), 칠성공(七星孔)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악대금이다. 산조대금은 길이가 조금 짧다. 늘 소리만 듣던 정악대금을 가까.. 더보기
거문고 독주, 종묘제례악 종묘제례악을 거문고 독주로 했다. 흥미로운 시도로 본다. 독주라 해서 거문고만 연주한게 아니라 종묘제례악 연주시에 편성되는 악장, 편경, 피리, 해금, 장고, 징, 축, 어, 박, 징이 함께했다. 연주자 1인이 악기를 두세개씩 다루는 일상적이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 부산에서 종묘제례악을 느낄 수 있는 시간에 큰 의미를 두었다. 거문고 소리는 편경에 묻혀 감흥을 얻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했으나 좀더 연구하면 거문고의 존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문고 독주이긴 했으나 악장과 피리, 해금의 어울림이 시각, 청각적으로 시선을 모았다. 악장과 피리의 소리에 공간이 지배되는 구조를 고려한다면 다음번에는 거문고를 보이게 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쉬움이 있음에도 전체적으로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보기드문 공연이라는 .. 더보기
철현금 철 가야금. 를 동영상으로 감상했다. 소리가 참 묘하다. 때로는 기타 소리 같기도 하고, 장단에 몰입하다 보면 그냥 산조 가야금 같기도 하고, 연주법을 보면 거문고가 연상되기도 한다.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철금, 기회가 되면 공연장에서 직접 가깝게 봐야겠다. 철현금은 1940년대에 남사당패 줄타기 명인이었던 김영철이 고안했던 신종 국악기. 8개의 쇠줄을 술대로 퉁기거나 뜯어 연주한다. 거문고나 가야금, 혹은 서양의 기타가 한데 어우러진 듯한 묘한 음향이 특이하다. 더보기
아쟁과 거문고 병주 국악방송의 '보이는 국악특강'의 악기, 마음을 전하는 나무(6회 아쟁)편을 보면 10여분 길이의 '아쟁과 거문고 병주'(한갑득류 거문고 산조/아쟁:김영길, 거문고:손수연, 장구:강형수)가 있는데 새롭다. 아쟁은 아쟁의 멋을 보여주고 거문고는 거문고 만이 갖고있는 품격을 더해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