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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산조, 첫 발을 내딛다


산조.
성금련流의 짧은 산조, 진양조-우조 세 번째 장단을 공부했다. 악보를 보면 빈 곳이 많아 음이 지루할 것 같았는데 막상 공부해 보니 여백에는 변화무쌍한 음이 가득했다. 악보는 빈 곳이 많지만 실제로는 춤을 추는 음으로 가득하다. 여백과 여백 사이를 채우고 있는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소리들은 연주가의 마음을 표현하려 한다. 12현 위에서 느릿 느릿하게 농현을 즐기다 아주 빠른 동작으로 찌르는 거동(전성-
電聲)으로 소리를 생성한다. 잔잔한 농현은 없는 소리도 들리게 하는 묘한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고 허전한 공간을 여유로움의 움직임이 있는 여백으로 처리한다. 어설픈 배움이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듯 간혹 신기한 소리를 내는 스스로의 모습에 놀란다. 배움은 늦지만 아주 빠르게 이어지는 듯 하다. 암기를 하되 몸으로 익혀야 한다며 몇 번이고 강조한다. 악보에 익숙하면 실패한다. 모든 것은 몸으로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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