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독주회


지영희제 경기 대풍류 해금가락

지영희 향제 줄풍류 中 뒤풍류

지영희류 해금산조


시작은 산만했다. 객꾼들이 늦게 들어와서 자리를 찾는 바람에 어수선했다. 그래서 일까 무대에서 들리는 소리도 낯설었다. 바람이 새는 듯 저음의 잡음이 들리는가 하면 장고의 채편도 궁편도 크게 드러난다. 대금 또한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들려주지 못하고 튄다. 아예 해금 소리는 너무 멀리서 들리는 듯 귀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해금을 즐기기엔 화음이 좋지 않다. 해금이 재 너머, 먼 곳에 있는 느낌이다. 아쉬운 시간이었다.

들린다. 소리가 들려온다. 가느다란 실타래가 풀리듯 조금씩 가깝게 들려온다. 맑다. 쥐었다 폈다 하면서 생성되는 크고 작은, 길고 짧은 소리들이 호흡을 가다듬어 선을 그리며 이어간다. 곧은길에서 빠른 걸음으로 가듯이 소리를 길게 내딛으면서 길을 재촉한다. 가다가 좁은 길에서 정체되면 갑자기 호흡을 내쉬면서 소리를 짧게 만든다. 쥐락펴락 하는 왼손과 밀고 당기는 오른 손의 교차하는 움직임에 따라 객꾼들의 어깨 또한 들썩거린다. 섬세함을 앞세워 끊어질듯 하면서 선의 속성을 이어주고 소리는 다시 크게 살아나 객석을 평정한다. 해금소리를 제대로 들었다. 양금은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한 부분을 차지하여 해금을 돋보이게 한다. 장고도 딱 좋다. 좋았다.

익숙하다. 진양에서는 소리가 약한 듯 했다. 불안정한 느낌이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였다. 밀고 당기는 막히고 뚫리는 소리가 몇 번 반복되더니만 해금 특유의 소리가 살아난다. 재를 넘듯 들숨과 날숨이 반복되면서 가고 멈추기를 계속한다. 시간은 흐르고 고수의 방점과 추임새는 거리를 계산 하듯 소리를 제어하며 공간을 이룬다. 산에서 들녘으로 오가는 굴곡을 첨가하여 병풍에 그려진 목가적인 풍경처럼 나타난다. 아련하게 들리기도 하고 아주 가깝기도 하고 긴박함을 즐기듯 간다. 낯선 길을 가다 다시 돌아오니 익숙한 풍경이다. 지금, 딱, 그런 느낌이다. 해금과 교감하듯 점점 좋아진다. 익숙하다. 좀더 집중하니 있지도 않은 어릴적 시골 기억을 만들어내며 실감나듯 빠져든다. 마치 먼 산 뒤에 있는 큰 산. 한 번도 간적이 없지만 친숙함으로 가득한 그런 느낌. 좋다. 해금소리. 산조. 큰 소리로 아우성 거리다 소곤소곤하며 주변과 소통하며 교감하려 한다. 낯선 곳도 익숙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잠시 멈춰버린 공간 속 시간. 해금산조.

심곡재http://www.archerynews.net/news/list.asp?msection=10

Posted by 武士內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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