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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불이면 다행이다.

활터에서

by 武士內外 2023. 5. 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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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내기에 딱 좋은 느낌이 오는 날이 있다. 오늘 그런 날이다. 햇빛도 적당히 숨어있고 바람도 아직 오지 않은 활터는 고요하고 평온하다. 그런 날은 왠지 사대에서 시위를 당길 때마다 백발백중이라도 할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활을 잡은 줌손은 자신에 차 있고 시위를 당기는 뒷손은 경쾌하고 찰나의 순간이라도 감담할 듯 연삽한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막상 활을 내면 예상했던 직감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과녁을 주변으로 나 뒹글고 의도한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 겨우 면불(免不)하면 다행이다. 왜 그럴까? 감성적 자신감이 스스로를 지배하면서 자만에 따른 활쏘기로 보인다. 이런 경험 잊을만하면 또 찾아온다. 그래서 또 생각하고 개선하려고 시위를 당긴다.

국궁신문 http://www.archery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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