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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가야금-불광불급(不狂不及)

聲村에서 공부를 했다.

공부를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하게 달라지는 현상이 있는데 그건, 귀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야금의 농현 소리가 점점 듣고 싶어지고 신비스럽게만 다가온다.

오선지에 그려진 음계는 단지 학습이라는 과정을 위한 도구일 뿐, 아무런 의미를 두지 말라는 촌장님의 말씀,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오선지에 그려진 대로 피아노 치듯이 가야금을 뜯는 소리와 농현을 주며 장단을 타면서 가야금을 뜯는 소리는 아주 많이 다르다. 12현 가야금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 그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소리이다. 촌장님은 그것을 강조한다. 그리곤 요즈음 국악계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한다. 모두 공감되고 동의하는 내용들이다.

창작 국악연주에 주로 등장하는 25현금, 엊그제 본 국악공연에도 그랬다. 동호인들로 구성된단체의 국악연주였는데 팜플렛에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적어놓고 있다. 그렇다. 미쳐야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창작국악을 보니 미쳐도 제대로 미쳐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근래 몇 건의 국악공연을 보았는데 25현금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다가온다.

가야금 특유의 변화무쌍한 소리는 내지도 못하면서 소품으로 전락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져 안타깝다. 이런 모습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떠나 전통문화에 대한 열정과 정체성이 참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내 스스로 가야금 공부에 대한 기대치는 늦은 나이에 곁에 있는 사람에게 농현 소리를 들려줄 수 있으면 크게 만족할 것이나 여음을 즐기는 귀를 얻는 것민 이루더라도 더 큰 기쁨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얻기까지는 결국 “불광불급(不狂不及)”을 마음 속에 꽉 담아두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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