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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경기민요 12잡가와 함께 산에 오르다

경기민요12잡가와 함께 산에 오르다

산에 올랐다. 산에 오를 때는 작은 반봇짐 대신에 배낭을 걸머지고 오른다. 그리고 가슴 주머니에는 반드시 작은 MP3를 넣고 간다. 오늘 소리는 경기민요12잡가다. 산행 내내 12잡가에 몸을 실어 장단을 넣고 걸음을 내딛는다. 가끔은 추임새가 들어간다. 옥녀봉. 이마에 구슬땀. 오르고 나니 상쾌하다. 시가지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기민요12잡가와 함께 오르니 흥겨운 마음으로 걸음이 가벼웠다. 12잡가는 국악에서 참 특이한 장르이다. 가사내용은 판소리처럼 서사적이기도 하고 청을 길게 끄는 것을 보면 때로는 전통 가곡처럼 느껴질때도 있다. 호흡이 참 어렵다. 유산가가 유난히도 마음에 든다. 그래서 12잡가를 즐길 때는 유산가를 두 번 반복해서 듣는 습관이 생겼다. 12잡가를 처음으로 인상 깊게 들은 것은 인천지역의 전통활쏘기 취재차 활터에 갔을 때다. 당시 편사에서 지화자 회청을 하는 분들이 12잡가를 불렀다. 12잡가의 분위기에 걸맞는 단어는 아직 생각해내지 못했다. 아주 먼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느낌, 도도한 품격이 있는 아낙의 소리, 아무튼 색다른 분위기가 있다. 자주 듣기에는 약간 지루한 듯 하나 가끔 듣게 되면 새로움이 있다. 판소리와는 아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산에 오느니 맑다. 주변 나무에는 색색의 옷들이 바랑에 일렁이며 햇빛을 즐긴다. 12잡가와 함께 산봄을 즐기기엔 참 좋았다. 잠깐 쉴 때는 사래밭 아리랑을 즐겼다. 사래밭 아리랑은 우리시대 어머님들의 아픔이 스며있어 마음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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