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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각궁은 전통활쏘기 근간이다

두분의 선사가 말을 주고 받는다.

뽕나무, 대나무, 물소뿔, 참나무, 소힘줄, 민어부레풀, 화피로 만들어진 각궁을 앞에 두고 대화를 이어간다. 활을 당겼을때 힘이 축적되는 구간과 화살을 보낼 때 축적된 에너지가 폭발하는 과정을 주고 받는다. 수긍과 반문을 반복하면서 이야기는 계속된다. 활의 구성요소와 작동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칠 즈음에는 가벼운 일상어로 짚어보는 듯한 말이 오간다. 양양고자, 고자잎, 심고, 도고자, 정탈목, 창밑, 목소, 삼삼이, 먼오금, 한오금, 밭은오금, 대림끝, 아귀, 줌통 등등은 각궁의 각 부분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참 많다. 활을 쏘면서 활채의 각 부분에 대한 이름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드러나지 않은 그러한 이름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체를 이루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활터에서 활쏘기를 지겨워하거나 싫증내지 않고 즐겼다. 

우린 그것을 두고 전통활쏘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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