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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중광지곡(重光之曲)


중광지곡(重光之曲)의 상령산(上靈山)을 처음으로 익혔다.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였다. 먼저 중광지곡을 연주하려면 조율을 해야 하는데 안족을 이동하여 태(太)를 황(黃)으로 내려 조율한다. 그렇게 하면 같은 두 개 음의 황(黃)이 있게 된다. 그래서 5현의 원래 황과 구분하기 위해 6현의 황이라는 의미로 육황(六黃)이라고 부른다. 태를 연주할 때는 육황을 눌러서 음을 맞추고, 남(南)은 한음 올려 안족의 위치를 이동하여 무(無)로 조정한다. 육황(六黃). 굳이 같은 음을 두 개로 만들고 소리는 내는 이유는 뭘까? 변화, 기교적인 측면은 아직 모르겠으나 익숙한 것에서 작은 변화를 주어 새로움을 얻는 방식에서 또 다른 멋을 얻으려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악은 간결하면서 대쪽 같이 반듯함이 있어 좋다. 특히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절제하는 분위기가 더욱 좋다. 聲村里에서 村長님의 구음에 맞춰 중광지곡 상령산을 이어갔다. 어설픈 연주이나 머리를 맑게 하는 느낌을 얻었다. 그것은 진전이며, 발전이라고 스스로를 격려한다. 삶의 먼 길에 고요함을 얻을 수 있는 소리와 함께 가면 좋지 아니한가? 그런 생각으로 현을 밀고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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