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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정간보, 황태중임남을 중얼거리다.

'황태중임남'을 중얼거리다.


정간보(井間譜)는 조선 세종 때에, 소리의 길이와 높이를 정확히 표시하기 위하여 만든 악보이다. ‘井’ 자 모양으로 칸을 질러 놓고 율명(律名)을 기입한 정간보(井間譜)를 익히기 시작했다. 가야금 정악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정악보를 보니네모난 그림 속에 집을 짓고 진을 치며 변화무쌍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듯 복잡하고 다양한 세계가 존재하는 바둑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가보지 않은 길,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실개천의 작은 물소리처럼 은은하고 잔잔하게 여백을 즐기듯 마음을 표현하다가도 봇물 터지듯이 흘러나오는 격정적이고 폭발적인 감정을 내 던지는 산조와는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정악을 배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쁨이다.

새롭게 가는 길, 목적지에 도달하는 기쁨을 누리기전에 길을 걷다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풍경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인터넷에 돌고 있는 이런 저런 자료를 정리해서 공부한다.

정간보(井間譜)는 종이에 네모난 칸(이를 '井間'이라 함)을 세로로 이어 그 속에 율명의 첫 글자를 한자(漢字)로 적어 기보하는 것으로 조선 세종(世宗)때 창안되었으며, 동양 최초의 유량악보(有量樂譜)이다.

【12율명】

황종(黃鐘), 대려(大呂), 태주(太簇), 협종(夾鐘), 고선(姑洗), 중려(仲呂), 유빈(蕤賓), 임종(林鐘), 이칙(夷則), 남려(南呂), 무역(無射), 응종(應鐘)

한 칸이 박자의 단위가 되어 흔히 한 박에 해당하며, 그 안에 율명의 첫 글자는 음의 높이를 표시한다. 이 정간보는 전통음악을 기보하는 데 주로 쓰이는 반면, 새롭게 창작된 창작국악 작품은 편의에 따라 서양식의 오선보를 쓰며, 역시 근자에 채보(採譜)되는 산조나 민요의 악보도 오선보를 사용하고 있다.

【음높이】

정간보에서 음의 높이는 정간 안에 쓰여진 율명의 첫 글자로 나타낸다. 옥타브 표시는 문자의 변(邊)에 따라 구별된다. 즉 기본음인 황종은 '黃'으로 표기하고, 한 옥타브 높은 음은 삼수변을 붙여 '潢'으로 나타내며, 두 옥타브 높은 음은 삼수변(氵) 두 개를 붙여 '潢'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한 옥타브 낮은 음은 인변을 붙여 '僙'으로 표기하며, 두 옥타브 낮은 음은 두 인변(亻)을 붙여 '橫'으로 나타낸다. 옥타브 높은 음의 율명에 삼수변을 붙이는 것은 청성(淸聲)의 청(淸)에서 따온 것이며, 옥타브 낮은 음에 인변을 붙이는 것은 배성(倍聲)의 배(倍)에서 따온 것이다.

【음길이】

정간보에서 한 정간(칸)은 한 박이다. 정간보의 한 정간이 한 박일 때, 그 보다 긴 음은 정간의 수에 따라 결정되고, 그 보다 짧은 음은 정간 속에 쓰여진 율명의 위치에 따라 길이가 결정된다. 즉 한 정간에 율명 하나가 있으면 그 음은 한 박이 되고. 한 정간에 율명 하나가 있고 그 다음 정간이 빈 칸으로 남아 있으면 그 음은 두박이 된다. 즉 빈 정간은 앞의 음의 연장을 나타낸다. 한 정간의 윗 부분에 율명을 쓰고, 그 아래에 짧은 횡선을 그어 놓은 것도 한 박으로 해석된다. 이 짧은 횡선은 앞의 음이 연장된다는 표시로, 한 정간(한 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한 정간에 두음이 위아래로 적혀 있으면 시가가 2등분 되고, 세음리 나란히 적혀 있으면 3등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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