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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칠암붕장어 마을

간조다. 간조는 간수가 바다에서 빠져나가 해수면이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길게 늘어선 방죽과 테트라포트에는 수면이 꽉 찼던 흔적이 남아있다. 물이 빠져나가 맨살을 드러난 곳이 많아서 그런지 바다 내음이 온 몸을 휘감듯 진하게 들어온다. 파도는 미미하고 갈매기 오고 가며 끼~악 소리내며 존재를 과시한다. 해는 구름에 가려 고요함을 더하고 물위의 해초가 얇은 파도에 미동하며 마치 호숫가 풍경은 연상케한다. 고요하고 평온한 아침바다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너댓명의 해녀가 숨비소리 내며 물질을 하고 방죽 옆 너른 공터에서는 장작불 피우며 갓 건져온 미역을 펼치며 건조망에 연신 올린다. 젓갈을 담던 깡통에서는 몸을 녹이는 불길에 연기가 모락 모락 오르고 일을 하는 대여섯 명의 아낙들은 빠른 손 놀림으로 미역을 정리하며 일상의 삶을 담은 언어들을 섞기 시작한다. 참 바쁜 아침이다. 칠암 붕장어 마을의 아침은 늘 생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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