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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육량전(六兩箭)은 다시 나타나고

조선시대 무인의 곁에서 묵직하게 존재를 발하던 육량전. 불과 100여년전만 해도 활쏘기의 일상이었던 화살이 격변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우리들 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래서 더 전설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화살이다. 100근이라는 어마 어마한 힘의 강궁을 제압할 수 있는 조선의 무인, 그들의 화살이 지난해 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야 제대로 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촉의 무게가 6냥이고 화살대 까지 포함하면 8냥이 족히 된다. 많은 궁사들이 그 화살을 100여미터 이상 보내고자 체력을 키우기도 하고 모자란 힘을 얻기 위해 온 몸을 활용하여 안간힘을 썼다.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들은 그 화살을 60미터 남짓 간신히 보내면서 지난 시간으로 누적된 먼 과녁을 살핀다. 육량전 복원에 참여하며, 토론하고 논의하던 지난 시간들은 줄곧 흥미롭고 신비로운 느낌이 공존했던 진전된 시간이었다. 아울러 시간 속에서 만난 조선의 무인은 더 강했다. 함께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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