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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을

아쟁, 가까워질수록 묘한 감정이 흐른다

 

 

아쟁의 계면조(界面調), 참 애닳고 슬프다. 아쟁을 배우기 전에는 그 소리가 편하지 않았다. 특히 중청의 ‘라’음을 꺽으면서 내는 애잔한 소리는 상황에 관계없이 사람으로 하여금 심란하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심란하다는 의미는 뭔가를 깊숙하게 골몰하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멍때리듯 편안하게 즐길 수 없음이 힘들다는 것이다. 아무튼 아쟁의 그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자주 마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음에 대한 감정은 사실 글로서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그 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면음이다. 이번에 아쟁을 공부하면서 그 소리를 보았다. 역시 감정적으로는 복잡성을 불러온다. 아쟁은 찰현악기 특유의 애잔한 감정을 풍성하게 전달하는 장점이 있다. 그런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감정의 선호도에 따라 아쟁의 각 청에서 흐르는 소리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다. 그것은 마음의 색깔이다. 산조아쟁, 가까워질수록 묘한 감정이 흐른다. 소리에 신비함이 있다. 벌써부터 대아쟁에서 나오는 소리는 어떤 색깔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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