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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활쏘기는 앞손이다

바람의 방향과 크기를 알려주는 풍기가 팽팽하게 펴진 채로 나를 향하는 걸 보니 촉 바람이 쎄게 오는 모양이다. 허리 춤에서 화살 하나를 빼서 시위에 매겨 당긴다. 앞손은 익숙한 자리에 위치하고 궁사는 바람을 의식했는지 뒷손을 힘 있게 당기려 한다. 만개궁체에서 그런 생각으로 과녁을 주시하고 있다. 오늘 앞손은 평소보다 안정적이고 여유로웠다. 궁사는 과녁을 응시하고 풍기의 형세를 아랑곳 하지 않고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 있게 움켜진 시위를 푼다. 쇽~ 하는 소리와 함께 공간을 가르며 비상하는 화살은 과녁에 미치지 못하고 무겁에 깔린 모래를 튕기면서 안착한다. 생각보다 짧았다. 익숙한 습관으로 반복해서 한 순을 다 내고 보니 不이다. 풍기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깍지 손을 힘껏 당기려는 마음을 보인 궁사는 이미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상태이다. 깍지손은 무의식 속에서 늘 연삽하고 자연스럽게 빠른 모습으로 시위를 풀어줘야 하는데 팽팽한 풍기를 보고 인위적인 행동의 의식을 가졌다는 것은 아직 활쏘기가 몸에 익숙한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궁사의 행동은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보여주는 근거이다. 활쏘기는 신체운동이다. 몸으로 익히고 기억하게 해야 한다. 오늘 부족했던 뒷손에 반해 앞손은 조금 진전되었다. 활을 쥔 앞손은 견고하되 경직되지 않는 유연함을 가져야 하는데 재순부터 그러한 느낌을 얻었다. 사대에 서면 늘상 부족함이 드러난다.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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