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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터에서

오늬

 

시위에 깊게 박힌 오늬, 궁사가 활을 열어 힘을 모아 시위에 더하고 오늬에 모아둔다. 화살을 당긴 아귀가 풀리니 오늬가 절피를 딛고 맹렬하게 나아간다. 빠른 속도로 올라 정점에 오른 화살은 미련없이 낮은 곳의 과녁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고 활을 거두는 궁사의 시선은 청명한 하늘에 머물다 과녁너머 산으로 내려온다. 새들은 지저귀고 바람은 일렁이며 낮게 깔린 풀을 건드린다. 매미소리에 뭍힌 목성이 들려온 작게 들려온다. 오늬가 깊게 패인건, 에너지를 담아두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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