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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풍경

봉대산에서 고라니를 만나다 숨찬 거친 호흡으로 봉대산 산책로 올라갈 때 철탑 아래에서 놀던 고라니 한마리 놀라서 뛰어나갔다. 다시 돌아오며 먼 바다 즐기면서 내려오는데, 아까 그 자리 철탑 옆에서 바시락 풀섭 소리내며, 쉬고 있던 고라니 또 다시 놀라네. 두번 미안하네. 고라니 더보기
이랑과 고랑의 기억 문중리를 지나 칠때면 잘 정리된 이랑과 고랑이 있는 밭이 눈에 들어온다. 이랑에는 일년내내 쪽파 농사가 이어지고 간혹 교외 드라이브 나온 차량들이 길을 멈추고 쪽파 흥정을 하는 모습도 시간을 채운다. 고랑은 농부의 정성과 열정 흔적이 쌓이는 공간이고 이랑은 눈길과 손길이 직접 닿는다. 이랑에는 농부의 마음이 담긴 염원과 소망이 함께 담겨진다. 이랑은 약간 고개를 숙이며 일하는 공간이었고 고랑에선 잠시 허리를 펴고 구슬 땀을 씻는 쉼의 공간이기도 했다. 간혹 문중리를 지나칠 때마다 어릴적 시골 밭에서 일하시던 어머님이 생각난다. 이랑과 고랑의 반복처럼 시간의 누적은 다양한 기억들을 되돌린다. 더보기
오름 오름, 비현실적 풍광.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 불현듯 고대국가라는 단어가 연상되는 자연풍광을 보니 스스로 시간의 양끝에서 일탈되어 지정학적 위치를 잃어버리고 멈칫하며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더보기
산성에 가다 해가 중천에 있을 무렵 산사를 지나 돌길따라 산성에 올랐다. 붉은 색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찬 기운이 도는 산성에 사람들은 분주히 오고가고 시간이 묻어 지난다. 산성북문에서 머물며 고담봉을 바라보다 주먹밥 하나먹고 오른 길을 되짚어 내려왔다. 좋았다. 더보기
해운대 우동, 오르 오르, Or 통베이컨까르보나라파스타 한점 했다. 좋은 맛이 입에 감돈다. 맛이 입소문 나니 찾는이도 제법 많다. 일반 주택을 개량해서 식당으로 사용한다. 주차장없는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청명한 날. 더보기
해운대 춘천 복구공사 최선일까 해운대 춘천은 장산에서 시작해 대천호수를 거쳐 동백섬 옆 바다에 이른다. 하류는 대부분 복개천이고 상류는 정비된 하천이며, 지난 태풍으로 인해 피해가 컸는데 요즘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복구공사를 보니 피해를 입기전 춘천은 나름대로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하천이었으나 이번에는 하천 바닥에 콘크리트를 매설하고 위에 박석으로 채우고 박석 간의 간극을 콘크리트로 메우는 방식이다. 즉, 보기에는 박석의 모습도 자연스럽고 물이 흐르는 모양도 박석간의 골을 따라 흐르니 멋있게 보여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커다란 콘크리트 관로에 지나지 않는다. 하천임에도 불구하고 미생물 조차 살수 없는 환경을 복구공사의 정책으로 추진하는게 최선일까? 춘천은 이미 미생물이 살수 있는 하천의 기능을 포기한 배수관로에 지나지 않는다. 이.. 더보기
여름이 지나고 가울이네 물 흐르는 계곡 바위에 걸터 앉으니 물소리 가까이 다가오고 살랑거리는 바람이 몸에 스미네 봇짐으로 싸온 가을배 한 입 먹고 아내는 아이들과 톡을 하며 시간을 즐긴다. 여름은 이미 떠났다. 더보기
계곡에도 거리두기 예외없어 주말이면 코로나19로 시내에 갈곳 없는 아이들이 부담없이 물놀이를 했는데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계곡마저 격리되는 상황이다. 계곡에 펼쳐진 출입금지 선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발걸음 멈추게 한다. 바람은 날고 물은 흐르는데 사람들만 멈춘다. 거리두기에 갇힌 시간이 빨리 해제되기를 소망한다. 더보기
한여름 더위를 피해 쎄게 걷기를 하고 동네 뒷산 물가에 발을 담갔다. 여름이 시간을 더해 지나간다. 한여름 더위는 그렇게 지나간다. 더보기
중심 中心 디지털 자료 찾는 일이 책 꽂이에 있는 책 찾는 일보다 더 어렵다. 그런데 하드에서 자료를 찾는 일에 재미있는 구석도 있다. 외장하드를 연결하고 이것 저것 검색하며, 클릭 클릭하다 얼떨 결에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또 그 옆에 있는 자료가 눈에 띄길래 복사해서 또 다른 하드에 옮긴다. 같은 글을 여러번 반복해서 쓴것을 사진으로 남겨 둔것인데 왜 썼는지 당시의 시간이 기억나질 않는다. 흥미로운 일이다. 다시 보니 참 좋은 글이다. 중심. 곁에 두고 자주 들여다 보며 반문하고 사색하기에 좋은 글귀이다. 더보기
난감하네 난감하네. 소변기 앞에 바로 서면 수초 후에 물이 내려온다. 그런데, 얌전하게 소변기 벽을 타고 내려오는것 뿐만 아니라 몸 앞으로 튀기듯 비산되어 당황스럽다. 난감한 상황이다. 뒤로 물러 설수도 멈출 수도 없고 어쩌나 움칫 망설이다 대개는 맞선다. 사내 화장실에 소변기 5개가 있는데 가운데 있는게 수리가 잘 안되어 아는 직원들은 사용하지 않는다. 가끔 그 자리에서 난감하고 당황그러워 하며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대개 외부에서 오거나 신입들이다. 요즘 더위는 예전과 결이 다르다. 더보기
나무 위에 구름있다 나무 위에 구름 있고, 그 위에 하늘이 넓게 있다. 더보기
장산여름 물이 흐른다. 흐르듯 지나고 큰 바위 만나면 돌아 흐르고, 땅이 꺼진 곳에서는 거침없이 내려치며 소리내고 하얀 포말을 만든다. 물반 공기반의 포말은 솜사탕처럼 크게 일어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물이 흐르는 것은 시간의 흐름과 같다. 더보기
벨소리는 감정이다 출근길에 떡집을 지나 족발집 앞을 지날 때면 전화 벨소리가 들려온다. 아침에 누구지? 하며 주머니에 있는 폰을 꺼낸다. 그런데 화면은 까맣게 잠자고 있다. 벨소리를 다시 들어보니 옆에 있는 가게에서 들려온다. 내 폰의 벨소리와 같다. 아침 출근길에 이런 일이 가끔 반복되는게 흥미롭다. 그 시간이면 그 가게 앞을 지나는 것도 그렇지만 내폰과 같은 벨소리가 들려 매번 내 폰인양 착각하는 일도 싱겁지만 웃기곤 한다. 지나는 길에 나를 깨우는 벨소리는 누군가와의 연결이고 소통이며 일상이다. 마스크를 넘나드는 벨소리는 감정을 생성한다. 더보기
계하 중순 어느날 쨍쨍거리는 유월 햇빛을 피해 짙은 녹음이 꽉찬 작은 계곡에 들어와 발을 담그고, 물 흐르는 소리를 곁에 두고 시간을 즐긴다. 물은 흐르고 흘러 더 낮은 곳에서 평평한 바다를 이룬다. 더보기
장산계곡 조금 걷다가 그늘이 있는 바위에 걸터 앉아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을 본다. 크고 작은 바위를 감싸듯 휘돌아 가면서 물소리 내며 아래로 내려간다. 먼저가나 늦게가나 돌아가나 모두 바다에서 만난다. 장산. 더보기
맑은 날, 소나무 봄을 지나는 지 한 여름처럼 해가 쨍쨍거린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옆에 끼고 직박구리 소리에 리듬을 얹은 채 제법 걸었다. 늘 오고 가며 눈을 마주치는 소나무, 오늘은 발걸음 멈추고 렌즈에 담있다. 맑은 날. 소나무. 더보기
부처님 오신 날, 해광사 부처님 오신 날, 날이 참 좋다. 근래 몇일 동안 비가 오더니 부처님 오신날 맑게 개였다. 각자의 소망을 담은 연등이 바닷가 작은 절에 주렁 주렁 달렸다. 온누리에 평온함이 가득하길 소망한다. 더보기
같은 하루 같은 하루인데 어떤 날은 반나절 처럼 지나고 또 어떤 날은 길게 간다. 오늘은 조금 긴 하루였다. 길가에 부처님 오신다고 연등이 주욱 달려있어 평온이 시간을 더한다. 더보기
캘리그라피 손거울 문득 너를 보니 좋다. 뒷면은 거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