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풍경

강낭콩찐방 팔순을 넘긴 노모가 찐빵을 만들어 보내왔다. 그 시절이 생각나서 만들었다는 찐빵, 그 맛에 지난 시간들이 살아서 기억되고 입가에 웃음이 절로 생겨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좋았던 어린 시절의 모든게 담겨있다. 강낭콩찐빵. 더보기
봄날, 두릅 완연한 봄날, 그 분이 나오셨다. 두릅. 손가락 한마디 쯤 크기로 산책로 가늘 갈가에 쭈욱 서 있다. 봄기운 몸속 깊숙히 오는 느낌이 좋다. 더보기
진달래 어김없다. 다시 활짝 핀 진달래, 오고 가는 사람들 마스크 벗고 진달래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마냥 바라본다. 나도 따라서 진달래를 마주한다. 마음이 동요한다. 아직은 봄날이다. 더보기
노루귀 꽃 소나무 아래서 하얀 속을 드러냈다. 봄날 산에 오를 때는 숨이차서 보이지 않더니 내려 올 때 보였다. 전국 각지의 산지에 분포하며, 관상용으로 화분이나 화단에 심기도 한다. 환경 적응력이 좋아 자생지에 따라 꽃의 색을 달리한다. 붉은 색, 자색, 흰색 등이 있다. 더보기
삼일절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일제의 야만과 맞서 몸을 아끼지 않은 그 분들이 계셨기에 오늘이 존재합니다. 헌신과 희생이라는 고귀한 인류애로 야만의 일제를 극복한 그 분들의 삶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인류 보편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몸소 실천한 선인들의 흔적, 1919년 3월 1일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더보기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는다 장안사 숲에서 잠시 머물다 왔다. 대숲에서 뒤엉킨 바람은 앞산에서 풀리고 사람들은 나무와 나무 사이로 오고 가기를 반복한다. 산사 입구의 화엄경 한구절이 마음에 머문다. 더보기
윤슬 모처럼 바다를 보러 나가니 윤슬이 들어왔다.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에 햇빛이 비추니 반짝이 물결이 멋지게 움직인다. 쾌청한 겨울이다. 더보기
마스크에 갇히다 마스크에 갇힌 일상들, 멍한 시간에 글을 쓰고 보니 였다. 답답함이 그대로 표현되었다. 마스크가 걷힌날, 큰 호흡하며 길을 걸어야 겠다. 더보기
마이삭, 나무를 쓰러뜨리다 동관해루 가는 길에 제법 큰 나무가 있었는데 지난 태풍 마이삭에 힘없이 무너졌다. 편안하게 휜 소나무는 비틀려서 꼬아 놓은 듯 쪼개졌고, 곧게 하늘로 뻗은 측백나무 세그루는 뿌리가 통째로 뽑혔다. 그리고 그날 바닷가 옆 에너지원이 모두 멈췄다. 태평양에서 발원한 에너지 마이삭은 대단했다. 더보기
가을 할미꽃 청명한 날. 늦은 성묘를 갔다. 산소 주변에 할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작은 키에 꽃을 피웠다. 봄에도 피더니 가을에도 또 꽃을 피웠다. 따사한 가을 햇살에 좋은 기운이 더해져 만개한 할미꽃. 언제봐도 정겹다. 키 작은 가을 할미꽃이 선산을 편안하게 한다. 더보기
송정. 松亭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다시 돌아가도 먼 바다 물길은 바람따라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온다. 더보기
기억의 혼선 기억의 혼선,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를 피하느라 밖의 활동을 하지 못해 지나온 봄과 여름에 대한 기억이 별로없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의 활동이 올해의 것으로 착각되는 뒤엉킨 기억이 종종 발생한다. 밋밋한 시간의 삶의 흔적은 기억조차 희미하게 만든다. 하늘은 이미 가을을 지나고 있다. 더보기
따듯해, 정말 난로같애 아이를 살며시 안으면서 '따듯해, 정말 난로같애'라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순간 숨이 멈추듯, 온기를 느꼈다. 참 아름답다. 더보기
들숨에 향기 가득하고 숨가쁘게 높은 계단을 오르고 숨고르기를 하는데 맞은 편 산자락에 평소 안보이던 풀숲 노란 꽃들이 크기 보이더라. 들숨에 숲향 가득히 들어와 마음이 열렸다. 더보기
백합, 생각을 감싸다 감자같이 생긴 두덩이를 화분에 심어놓고 가끔 물주기를 했더니 햇볕을 쐬며 시간을 더해 싹이 트고 움이 트고 부풀어 올랐다. 스치면 터질듯한 모습으로 몇날을 지나더니 비오는 밤에 향을 진하게 뿌렸다. 백합. 베란다에 가득채운 그윽한 향이 창문 틈새로 스멀스멀 들어와 거실 공간을 가득채운다. 그윽함에 취해 생각을 내려 놓는다. 더보기
송정옛길 송정옛길, 신곡산 전망대에서 보는 송정해수욕장 풍경이다. 후기 구석기 시대인과 삼국시대 장산국 사람들이 오랜 시간 걸었던 삶의 길이라는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더보기
장산, 건강의 숲길 숲에 들어오니 경계가 풀리고 몸도 마음도 자유롭다.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가 평지로 가고 다시 내려오고 오르기를 반복하며, 숲에 에워 쌓인채 녹음이 빠진다. 숲은 들숨과 날숨의 여유로움이 있다. 더보기
담벼락에도 시간의 추억은 흐른다 담벼락 밑에 빨간 열매, 딸기. 도시 한복판 고층 아파트 외곽을 마치 산성처럼 경계를 이룬 담벼락. 그 바닥에서 틈새를 비집고 빨간 열매 맺었다. 뱀딸기. 어릴적 도랑가에서 흔하게 보이고 간혹 따먹었다고 하니 아내와 아이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는다. 시간의 간격은 늘 존재하고 누군가에게는 추억이고 또 다른 경험이다. 회색빛 담벼락에도 시간의 추억은 마치 소설같이 흐른다. 더보기
늦은 봄날 코로나19로 위축된 마음, 경계에서 일탈하고 숲으로 간다. 늦게 맞은 진한 봄날, 깊고 높은 숲이 나를 안는다. 온몸으로 푸욱 빠져드니 편안하다. 멈추는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 더보기
봄날, 천제단에서 천제단에 올랐다. 너럭바위 두개와 사람들이 정성으로 쌓은 돌로 이루어진 천제단에는 3개의 선돌이 있다. 중앙 선돌은 천신의 영을 전하고, 좌우 선돌은 지신과 산신의 영을 전한다. 천제단은 장산의 동쪽 6부 능선 아래에 있고 좀더 밑에는 마고당이 있다. 옛날 민중들은 나라에 변고가 생기거나 이상 기후로 삶이 피폐하고 힘들때는 이 곳에서 제를 올리고 평온함을 염원했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힘든 때 천제단 앞에 오니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그것은 믿음이고 희망이다. 천신과 지신 그리고 산신은 늘 이땅을 살피었다. 봄날이 곁을 지나고 있다. 더보기